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배드민턴 여왕’으로 등극한 안세영(21) 선수가 결승전에서 보인 부상 투혼은 온 국민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안 선수는 지난 7일 열린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경기 초반 무릎 통증을 느꼈지만, 이를 악물고 버텨 끝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 선수는 귀국 후 받은 검사에서 오른쪽 무릎 근처 힘줄이 찢어졌다는 소견을 받았다. 길게는 5주까지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오는 13일부터 열리는 전국체육대회 출전도 어려울 전망이다.
운동과 부상은 떼어낼 수 없는 관계다. 체력 증진과 건강관리를 위한 최고의 명약이지만, 다양한 상황에서 과도하게 몸을 쓰는 경우가 많다 보니 골근격계 부상에 취약하다. 특히 요즘은 조기 축구나 사회인 야구, 등산 모임 등 각종 운동 동호회가 많아지면서 부상 위험 역시 덩달아 커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통계에 따르면, 주 1회 이상 매회 30분 이상 규칙적인 체육 활동에 참여하는 인구 비율을 의미하는 ‘생활체육 참여율’은 61.2%로 10년 전인 2012년(43.3%)보다 크게 늘었다.
인기 체육 종목인 축구와 농구에선 무릎 부상이 잦다. 대표적인 부상은 무릎 내 위치한 십자인대와 발목 바깥쪽 인대 파열이다.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 갑자기 방향을 바꾸거나 점프를 했다가 착지할 때 주로 파열된다. 무릎에서 뚝 소리가 났다면 십자인대 파열을 의심해야 한다. 많이 파열되는 전방 십자인대의 경우 2~3일 정도 지나면 통증이 줄어드는데 이로 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내버려두면 무릎 관절에 피가 고이는 혈관절증이나 인접 반월연골판 파열, 관절염 같은 2차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농구의 경우 점프를 많이 하다 보니 발뒤꿈치에 붙어 있는 힘줄(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경우가 많다. 박광환 연세대 의대 교수는 “무릎이나 발목 관절이 비틀릴 때를 주의해야 한다”며 “평소 스쿼트 같은 하체 근력 운동으로 근육을 강화해두면 부상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골프나 배드민턴, 테니스처럼 팔을 자주 휘두르는 운동에선 손목 염좌나 팔꿈치 힘줄 쪽 부상(엘보)이 많다. 특히 잦은 손목 사용은 전완근을 타고 팔꿈치 부위에 미세손상을 발생시켜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골프를 칠 때는 팔꿈치 안쪽 힘줄에 무리가 가고, 테니스를 할 때는 팔꿈치 바깥쪽 힘줄에 무리가 가다 보니 각각 ‘골프 엘보(내측상과염)’ ‘테니스 엘보(외측상과염)’라 불린다. 이런 부상을 막기 위해선 적절한 보호장비 착용과 사전 근력 강화가 중요하다. 최윤락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넘어질 때도 보통 손목을 써서 어딘가를 짚기 때문에 장갑이나 보호대 같은 장비를 착용하는 게 중요하다”며 “특히 요즘같이 날씨가 추워질 때는 몸을 덥히고 근육을 미리 풀어 주는 사전운동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팔꿈치 힘줄에 붙은 근육을 강화하는 것도 엘보 부상 예방책이 될 수 있다. 전완부를 탁자 같은 곳에 올려 고정한 채 500mL 생수병이나 적은 무게의 아령을 들고 손목만 손바닥 방향이나 손등 방향으로 꺾는 운동을 반복하면 운동 방향에 따라 팔꿈치 쪽 안팎 근육을 강화할 수 있다.
부상이 발생했을 때 대처도 중요하다. 스포츠안전재단은 골절과 염좌, 탈구 같은 부상이 발생했다면 24시간 이내 RICE 요법을 시행하길 권고한다. RICE 요법은 손상 부위 안정(Rest)과 냉찜질(Ice), 압박(Compression)과 손상 부위 높이 들기(Elevation)의 약자다. 부목 등으로 상처 부위를 고정하고, 얼음찜질은 15~20분 정도 하면 된다. 압박 붕대는 피가 통할 정도로만 감고, 상처 부위를 심장보다 높이 들어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