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이연주

오랜 기간 한국인을 집요하게 괴롭혀 온 병이 있다. 바로 위암이다. 우리나라 위암 발생률은 세계 1위로 미국의 10배 수준에 가깝다. 그렇다면 한국인이 유독 위암에 취약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요인은 ‘신체활동 부족’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 최귀선 교수 연구팀은 암검진수검행태조사(2019)에 참여한 40세부터 74세까지의 성인 3539명을 대상으로 1대 1 면접 조사를 진행했다. 이어 그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위암을 일으키는 생활 습관 6가지(흡연·음주·신체활동 부족·비만·붉은 고기 및 가공육 섭취·염분 과다 섭취) 중, 한국인에게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 건 ‘신체활동 부족’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에 따라 ‘주당 최소 75분 동안 중강도 이상의 신체 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로 정의되는데, 조사대상자 중 무려 61.5%가 해당했다.

이 같은 결과는 성별을 나누어 살펴봐도 같았다. 단 두 번째부터는 남성이 흡연(52.2%), 여성이 짠 음식 섭취(28.5%)로 나뉘었다. 또 상당수는 위험 요인 여러 개를 한꺼번에 갖고 있었다. 남성은 ‘흡연·신체활동 부족’(13.6%)과 ‘흡연·신체활동 부족·염분 과다 섭취’(6.5%)가 가장 흔했고, 여성은 ‘신체활동 부족·염분 과다 섭취’(12.1%)와 ‘신체활동 부족·비만’(8.1%)이 많았다.

이런 위험 요인이 많은 사람일수록 위내시경 등 관련 검진을 잘 받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연구팀은 위험 요인이 3개 이상인 남성을 하나도 없는 남성과 비교했을 때, 검진받을 확률이 65%나 낮은 것으로 추산했다. 여성의 경우 68%였다.

최 교수는 “나쁜 생활 습관을 지닌 사람들은 종종 자신을 덜 돌보거나 암 검진 프로그램에도 잘 참여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위험 발병률을 낮추고, 조기 진단을 위한 치료율을 높이려면 개인이 경각심을 갖고 검진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