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봉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

중년이 넘어서 생긴 어깨 통증은 대부분 인대 염증에 의한 것으로, 10~40%에서는 인대에 석회(칼슘)가 침착되어 있다. 이런 경우, 초음파를 보고 주사를 찔러서 석회를 세척해내고, 항염증제인 스테로이드 주사를 투여하는 방법이 널리 쓰인다.

최근 영국의학회지에 이 같은 석회 세척술의 효능을 평가한 연구가 발표됐다. 노르웨이와 스웨덴에서 이뤄진 연구는 3개월 이상 어깨에 석회화 건염을 앓고 있는 환자 220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 모두에게 물리치료를 시행하면서 무작위로 세 그룹 즉, 초음파 유도하에 석회를 세척하고 스테로이드 주사를 투여한 그룹, 세척 없이 스테로이드만 주사한 그룹, 스테로이드 주사도 하지 않은 그룹으로 나눴다.

만점이 48점인 표준화된 설문지를 이용해서, 시술 4개월째에 어깨 관절 통증과 기능 상태를 평가한 결과, 증상 개선 정도가 석회 세척과 스테로이드 그룹은 3.9점, 스테로이드만 한 그룹은 5.7점, 아무것도 안 한 그룹은 3.2 점으로, 세 그룹 간에 큰 차이가 없었다. 시술 후 24개월째에도 마찬가지였다. 석회가 제거된 환자나, 그대로 남아 있는 환자 간에도 증상 개선 정도 차이가 없었다. 다만 스테로이드를 쓰면, 시술 후 첫 2~6주 동안 어깨 증상이 더 개선되었다.

석회를 제거해도 큰 효과가 없었던 것은 석회 자체는 통증을 일으키지 않거나, 석회화 건염은 시간이 지나면서 석회가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스테로이드를 주사하면 인대 주위의 염증을 가라앉혀서 일시적인 효과를 보일 수 있다. 따라서 석회화 건염이 발견되었다고 해서 무조건 석회를 제거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