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기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빅파마와의 장기 계약과 4공장 가동에 따른 매출이 반영된 덕분이다. 4공장의 생산능력은 24만리터로 단일 공장 기준으로 전 세계 최대 규모다. 사진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이 4공장 배양 시설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빅파마(big pharma·대형 글로벌 제약사)와의 장기 계약과 4공장 가동으로 인한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며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결기준 3분기 매출 1조340억 원, 영업이익 3185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별도 기준 매출은 8827억 원, 영업이익 381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 23% 상승했다. 장기 위탁생산(CMO) 계약으로 수주 물량이 안정되고 지난해 10월 가동한 4공장의 매출이 반영되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로 인해 지난 1월 발표했던 연간 매출 전망치를 두 차례나 상향 조정해 지난 10월 ‘20% 이상’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률도 40%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제2바이오캠퍼스 및 5공장 증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공장을 중심으로 제2바이오캠퍼스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5공장은 2025년 4월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사 기간은 총 24개월인데, 동일 규모의 3공장보다 공사 기간을 11개월이나 단축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업계 최단 기간의 공사 기간을 통해 시장 기회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공장 건설 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던 이유는 ‘쿠키컷’ 방식을 통해 공사 효율을 극대화했기 때문이다. 쿠키컷은 마치 쿠키를 찍어내듯 특정 디자인 건축물을 반복해 건설하는 방식으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5공장에 이어 제2바이오캠퍼스에 들어설 6~8공장도 동일하게 설계할 예정이다. 제2바이오캠퍼스의 생산 능력은 72만 리터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완공 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총 생산능력은 132만4000리터로 전 세계 위탁개발생산(CDMO) 1위 초격차를 실현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장기 계약으로 안정적 성장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빅파마와의 대규모 장기 계약 성과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업황이나 경기 영향 없이 안정적이고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7월 화이자와 9200억 원 규모의 다품종의약품 CMO 계약 의향서를 체결했으며 노바티스와도 4000억 원 규모의 증액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9월에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 자회사와 3200억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고, 380억 원 규모의 증액 계약도 체결했다. 연이은 대규모 수주로 인해 올해 공시 된 신규 수주와 증액 계약 중 1000억 원 이상의 대규모 계약만 8건이며 수주 금액도 누적 2조7260억 원으로 역대 최고를 달성했다. 창사 이래 누적 수주액은 118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글로벌 톱 20개 제약사 중 14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미래 먹거리’ 투자 강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1년 삼성물산과 1500억 원 규모의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구성해 바이오 테크에 투자하며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 4월과 9월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을 보유한 스위스 소재의 ‘아라리스 바이오텍’과 국내 기업 ‘에임드 바이오텍’에 투자했다. 이를 통해 아라리스와 ADC 치료제 생산과 개발 분야 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ADC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내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ADC 생산 시설 구축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개발(CDO) 분야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이중항체 플랫폼 ‘에스 듀얼’과 신약 후보물질 발굴 플랫폼 ‘디벨롭픽’을 출시하기도 했다. 에스 듀얼은 사람 몸속의 항체와 유사한 형태로, 체내에서 면역 반응을 일으킬 위험이 낮고 항체와 같은 안정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동안 축적한 성과를 바탕으로 CDO부터 CMO까지 제공할 수 있는 ‘엔드 투 엔드’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