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고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은 얼굴이 붉어지지 않는 사람보다 지방간 위험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오시내 교수 연구팀은 2019∼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남성 5134명의 알코올성 안면홍조와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 질환(MASLD)’의 관계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에 게재됐다.
연구 결과 알코올 소비 자체가 MASLD 위험을 높이고, 알코올성 안면홍조 증상이 있으면 이 같은 위험이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코올성 안면홍조가 있는 음주자의 MASLD 위험은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과 비교해 2.35배였다. 알코올성 안면홍조가 없는 음주자의 경우 MASLD 위험은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의 1.9배로 나타났다.
술을 마신 후 얼굴이 붉어지는 알코올성 안면홍조는 알코올 섭취 후 안면 홍조, 빠른 심박수 및 메스꺼움이 나타나는 증상이다. 알코올 대사에 필수적인 효소의 결핍 때문에 발생하며, 체네에 독성 부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축적돼 발생한다.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인구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음주가 MASLD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때 알코올 홍조 반응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알코올성 안면홍조가 있는 사람에서 어느 정도의 음주가 적당할지 평가하는 연구가 추가로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