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대의 커크우드 박사팀은 늙은 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제노제(除老劑)라는 개념을 제시하여 학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이 암 치료의 핵심이듯이, 늙은 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하여 개체를 회춘시킨다는 방법이어서 논리적으로 명료하고 효과 평가가 확실하게 보인다.
지금까지 노화 세포는 세포 사멸 저항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 노화 세포 선택적 제거는 효과적이지 못하며 현실적이지 않다고 봤다. 그런데 커크우드 박사팀은 노화의 중요한 요인인 P16 유전자가 과발현한 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방안을 개발했다. 이를 동물에게 적용한 결과, 늙은 개체의 활동성이 커지고 외모가 젊게 달라졌음을 발견했다. 이후 대단위 물질 스크리닝을 통하여 노화 세포 사멸 저항성을 와해하는 물질을 찾았고, 이어서 세포를 효율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는 약제를 찾았다. 둘을 병용하는 방법으로 퀘르세틴과 다사티닙 성분의 조합을 발견했다. 이후 유사한 여러 조합 약제가 연이어 개발되고 있다.
개체 노화의 주범이 결국은 세포의 노화임이 밝혀지면서, 제노제는 늙은 세포를 제거하여 개체 수명을 연장하고 활동성을 증대할 수 있는 획기적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물론 제노제 연구는 아직 기초 단계이기 때문에 바로 인체 적용 가능성을 거론하기는 아직 이르다. 더욱이 제거된 늙은 세포를 대체하기 위한 젊은 세포의 지속적이고 충분한 공급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특정한 약물을 사용하여 늙은 세포를 제거하여 개체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