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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은 뼈 밀도가 낮아지고 강도가 약해지는 증상이다. 뼈가 약해지면 그만큼 작은 충격에도 부러지기 쉽고, 노년기 골절은 치명적인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골다공증 전문가인 이유미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80대 이상 남성은 골다공증으로 대퇴골이 부러지면 10명 중 3~4명이 1년 안에 사망한다”며 “노년기 골절은 단순히 뼈가 부러지는 데 그치지 않고 와병 생활에 따른 신체 기능 저하로 심혈관 질환이나 폐렴 등으로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골다공증이 암보다 무섭다는 의미다.

이유미 교수는 본지가 새롭게 선보인 의학 유튜브 콘텐츠 ‘이러면 낫는다’에 출연해 고령 사회를 맞아 늘어나는 골다공증의 심각성과 치료에 대해 설명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골다공증 환자는 118만1805명으로, 5년 새 20만명 넘게 증가했다. 특히 여성 환자가 90% 이상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이 교수는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와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의 작용으로 10년에 한 번 몸속 뼈는 모두 거듭난다”며 “여성은 폐경 이후 파골 세포를 제어하는 여성호르몬이 줄면서 골밀도도 크게 떨어진다”고 했다. 골다공증이 심하면 기침 등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골절이 오기 전까지는 쉽게 알아채기 어렵다. 골다공증이 ‘소리 없는 뼈 도둑’이라는 별명을 얻은 이유다. 진단은 대개 골밀도와 엑스레이 검사 등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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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으로 진단하면 체격이나 유전적 요인 등을 종합하여 골절 위험도를 계산해 약제 순서를 다르게 치료한다. 골절 위험도가 낮은 경우, 파골세포 활동을 억제할 수 있는 ‘비스포스포네이트’를 우선 처방한다. 이 교수는 “비스포스포네이트가 턱뼈를 망가뜨린다고 소문이 나 있어 복용을 주저하는 환자들이 있는데, 4년간 꾸준히 복용한 1만명 중 1~4명꼴로 발생할 정도로, 그 빈도가 매우 낮다”며 “다만 장기간 복용하면 뼈가 너무 단단해져 되레 부러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중간중간 2~3년 휴지기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요즘에는 조골세포를 활성화하는 ‘골 형성 촉진제’가 개발돼 치료에 두루 쓰이고 있다. ‘이베니티’라는 주사제는 뼈가 만들어지는 것을 촉진하고, 뼈 성분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이중 효과가 있다. 조골세포는 활성화하고 파골세포는 억제하는 이상적 약제에 가깝다. 가격이 비싼 게 흠이다. 이 교수는 “골절 위험도에 따라 순서를 지켜가며 약제를 복용하는 것이 골다공증 치료에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에 꾸준히 운동해 골밀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빠르게 걷기, 가볍게 뛰기, 줄넘기, 계단 오르기 등 자기 체중을 이용한 가벼운 운동이 좋다. 평소 칼슘을 함유한 우유, 요구르트 등을 섭취하고 햇빛을 쬐어 비타민D를 생성해야 한다. 조골세포를 파괴하고 칼슘 흡수를 방해하는 흡연도 좋지 않다. 무분별한 체중 감량도 금물이다.

이 교수는 “20~30대 때 무리한 다이어트로 체중을 줄이면 뼈에 영양소가 공급되지 않아 골밀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며 “50세 이후 골다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젊은 시절에 최대 골량을 올려 놔야 나이 들어 골밀도가 줄어도 골다공증이 오지 않는다는 얘기다. 댐에 물이 많으면 가뭄이 와도 바닥이 드러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