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마장동 축산시장에 소고기가 진열돼 있다./뉴스1

소고기나 양고기, 유제품 등에 들어있는 지방산인 트랜스 바세닉산(TVA)이 면역세포의 암 퇴치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시카고 대학교 징첸 교수 연구팀은 TVA가 종양에 침투해 암세포를 죽이는 역할을 하는 CD8+T세포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현지 시각) 밝혔다. TVA는 모유에 가장 풍부하게 들어 있는 트랜스 지방산이지만 체내에서 자체 생성되지는 않는다. TVA를 섭취하면 약 20%만 다른 부산물로 분해되고 80%는 혈액을 순환한다.

연구진은 혈액 속의 대사물질이나 영양소, 기타 분자 중 암 발생과 치료에 영향을 미치는 물질을 찾기 위해 연구를 시행했다. 연구팀은 먼저 음식으로부터 유래되는 700여개의 알려진 대사물질을 기반으로 영양소에서 추출한 235개의 생리활성 분자로 구성된 ‘혈액 영양소’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구축했다. 이후 235개 화합물 중 어떤 것이 암을 공격하는 면역세포인 CD8+ 세포를 활성화하는지 선별하는 과정을 거쳤다.

연구진이 다양한 종양 유형의 세포와 실험쥐를 대상으로 화합물의 효과를 실험해 TVA가 가장 큰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쥐에게 TVA가 풍부한 사료를 먹인 결과 대조군 대비 흑색종과 대장 암 세포의 종양 성장 잠재력이 현저히 감소했다는 것이다.

또 연구팀이 림프종에 대한 CAR-T 세포 면역요법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의 혈액 샘플을 분석한 결과 TVA 수치가 높은 환자가 낮은 환자보다 더 치료에 잘 반응하는 것을 확인했다. 백혈병 세포주에 실험한 결과에서도 TVA가 백혈병 세포를 죽이는 면역치료제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첸 교수는 “이번 연구는 TVA가 T세포 기반 암 치료에 도음이 되는 식이 보충제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도 “다만 식품 공급원이 아닌 영양소 자체에 집중해 최적화된 양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붉은 육류와 유제품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건강에 해롭다는 증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치즈 버거나 피자를 더 많이 먹을 핑계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