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8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1호선에서 시민들이 전동차에서 하차하고 있다. (기사와 관련 없음) /뉴스1

출퇴근 시간이 길면 우울증의 위험이 커진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른바 ‘시간 빈곤’이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인하대병원 이동욱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제5차 근로환경조사에 응한 20~59세 노동자 2만3415명의 자료에서 통근 시간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교통건강저널’에 게재됐다.

연구 결과 하루 출퇴근 시간으로 60분 이상을 소요하는 사람은 통근 시간이 30분 미만인 사람보다 우울증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1.16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출퇴근은 그 자체로 심리적·육체적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시간적 여유를 빼앗아 감으로써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시간적 여유가 줄수록 수면 시간, 스트레스 해소 등 건강을 회복하는 데 투자할 시간이 부족해진다는 것이다.

성별에 따라서 출퇴근 시간과 우울증 사이의 연관성은 다르게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미혼, 무자녀, 장시간 노동을 할 때 이 같은 연관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반면, 여성의 경우 다자녀, 교대근무를 하는 경우 관계가 크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긴 출퇴근 시간이 오히려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존재하지만, 한국에선 출퇴근 시간이 길수록 정신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일과 가정이 균형 있게 양립하려면 출퇴근 시간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