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틱톡'에서 최근 화제가 됐던 '배변이 쉬워지는 자세'./틱톡 캡처

변비에 걸려 장 운동이 저하되면 알츠하이머병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의생명공학과 김태 교수팀은 경희의료원 디지털헬스센터 연동건 교수팀과 기초·임상 융합연구를 통해 장 운동성 저하와 알츠하이머병 사이에 인과 관계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장과 뇌가 서로 연결돼 긴밀하게 상호작용한다는 ‘장뇌축 이론’은 이미 널리 알려져있다. 장 내 미생물 균형이 깨지거나 장 건강이 악화되면 뇌 기능과 감정 상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설이다. 그런데 이런 연관성이 알츠하이머 등 질환과도 연관이 있는것일까. 이를 규명하기 위해 연구팀은 임상 빅데이터 분석과 동물 실험을 실시했다.

먼저 연구진은  실험쥐에 지사제의 일종인 ‘로페라미드’를 투여해 장 운동을 저하시켰다. 그러자 뇌 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뇌 내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가 유의미하게 증가했고, 기억력 저하 등 병리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대장 조직의 RNA 시퀀싱 분석을 통해 분석한 결과 생체리듬 조절 등에 관여하는 노르에피네프린 호르몬의 분비가 늘어나고, 면역 반응과 관련된 유전자 발현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테리아에 대한 방어 유전자 발현이 감소하는 등 장 조직의 병적 변화가 관찰됐다.

연구진은 실험 뿐 아니라 기존의 임상 빅데이터를 활용한 분석도 진행했다. 313만명의 한국인과 438만명의 일본인을 대상으로한 코호트 연구 결과를 분석한 결과 변비가 있는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 2.04배, 일본의 경우 2.82배 더 높은 경향성을 보였다.

김태 교수는 “장 기능 이상 또는 변비가 알츠하이머병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므로 이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특히 이번 연구결과는 현재 부각되고 있는 장뇌축 가설에 대한 강력한 뒷받침이 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