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나이에 치매 증상이 나타나게 하는 15가지 원인이 확인됐다. 흔히 65세 이하에서 발생하는 ‘젊은 치매’는 유전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는 통념을 깨는 연구 결과다.
영국 엑서터대와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 공동연구팀은 65세 미만 영국인 35만여 명에 대한 코호트 조사 결과 사회·경제적 요인과 생활방식, 건강 문제 등 치매 조기 발병 위험 요인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본관 미국 의학협회(AMA) 학술지 ‘JAMA 신경학’(JAMA Neur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대규모 생체 데이터 수집 프로그램인 영국의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참여한 65세 미만 성인 35만 6052명을 최장 15년동안 추적 관찰했다. 이들은 모두 관찰 시작 초기에는 치매 증상이 없는 상태였다. 연구진은 이들의 인지능력과 함께 유전적 요인, 생활습관, 환경적 요인 등 요소를 조사했다.
추적 조사 중 65세 이전에 치매가 발생한 사람은 모두 485명이고, 그 중 251명이 남자였다. 10만 인년(person-years) 당 발병률은 16.8명으로 나타났다.
잠재적인 치매 유발 요인 중에서는 15개가 실제로 치매 발생 위험 증가와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다. 이 중 기립성 저혈압이 가장 젊은 치매 발병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나타났고 알코올 중독과 우울증이 그 다음으로 위험한 요인으로 꼽혔다. 또 뇌졸중, 아포지단백E 유전자, 비타민D 결핍, 높은 C-반응성 단백질 수치, 청각 장애, 당뇨병, 심장질환 등이 치매를 유발하는 신체적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요인으로는 낮은 정규 교육,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치매 발병률을 높이는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적당한 알코올 사용, 강한 악력(握力), 정규 교육은 발병률을 낮추는데 영향을 미쳤다.
시배스천 쾰러 마스트리흐트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노년기 치매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만성 스트레스, 외로움, 우울증 등이 젊은 치매 발병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치매 조기 발병을 줄이는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