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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어린이에게 상상력을 심어준 월트 디즈니(1901~1966년).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광고 만화를 그렸다. 그는 ‘미키 마우스’를 창조했고, ‘도널드’를 만들었다. 1937년 세계 최초 장편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를 선보였는데, 소품으로 여기던 만화영화의 틀을 뒤집어 놓으며 당대에 세계적 흥행을 이뤘다.

디즈니는 1966년 폐암 진단을 받는다. 늑대가 키우던 야생 아이 스토리 ‘정글북’을 제작하던 때였다. 폐 절단 수술을 받았지만, 한 해를 못 넘기고 65세에 세상을 떠났다. 디즈니는 소문난 흡연자였는데, 그것이 폐암 원인이었을 것이다.

국가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폐암 5년 생존율은 36.8%로 췌장암(15.2%), 담도암 (29.0%)에 이어 셋째로 낮다. 발생률은 2~3위를 차지한다. 많이 생기면서 생존율은 낮으니, 한국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최대 적이다. 일찍 발견하여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75%가 넘는 높은 완치율을 보인다.

송승환 한양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폐암이 생기면 흔히 뒤따른다고 생각하는 기침, 객혈, 호흡 곤란 같은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아 치료가 어렵고, 치료해도 결과가 좋지 않다”며 “장기간 흡연한 사람은 증상이 없더라도 저선량 폐 CT를 정기적으로 찍어야 폐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건강검진에서 폐 CT에서 유리를 갈아 놓은 듯 뿌옇게 보이는 폐 음영(간유리 음영)이 발견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송승환 교수는 “간유리 음영이 관찰된 환자를 수술한 결과, 많은 수에서 폐암 전 단계에 해당하거나 초기 폐암으로 밝혀지는 경우가 있다”며 “작은 간유리 음영은 폐를 광범위하게 제거하는 폐엽 절제술 대신 간유리 음영 주변 작은 범위의 수술로도 치료 효과가 비슷하게 나오니, 조기 발견 조기 치료로 생명은 물론 삶의 질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디즈니를 기리는 의미로 미키 마우스와 도널드, 정글북, 인어공주가 이제 금연 캠페인에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