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치 않게 체중이 감소하는 경우 암을 의심해봐야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스마트 체중계를 비교하는 한국소비자원 직원들의 모습./연합뉴스

최근 2년간 체중이 의도치 않게 10% 이상 감소한 경우 암 발병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식단을 바꾸거나 운동을 하는 식으로 노력하지 않았는데도 체중이 감소한다면 의사를 찾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다나 파버 암 연구소(DFCI) 브라이언 울핀 박사팀은 의료종사자 15만7000여 명을 최장 38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3일(현지 시각) 밝혔다.

연구진은 “체중 감소가 암과 밀접한 영향이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던 사실이지만 이전의 연구는 대부분 실제 체중 측정이 아닌 임상의가 입력한 체중 감소 질병 코드가 있는 경우를 평가했고, 암 유형이 제한되거나 대조군을 포함하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며 장기 추적 조사를 시행한 이유를 밝혔다.

연구진은 1976년부터 시작된 30~55세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간호사 건강연구와 1986년부터 시작된 40~75세 남성 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의료 전문가 추적 연구 등 2개 대규모 종단연구 참가자 중15만 7474명에 대해 추적 관찰을 실시했다. 참가자들은 2년마다 신체활동에 관한 질문이 포함된 설문지를 통해 체중을 보고하고 4년마다 식단 변화에 대한 질문에도 답하면서 장기 연구에 참여했다.

추적 관찰 기간 중 1만 5809건의 암이 발생했는데 체중이 10% 이상 감소한 참가자의 암 발생 건수는 1362건/10만인년인데 비해 체중 감소가 없었던 참가자의 경우 869/10만 인년에 그쳤다. 체중 감소가 없던 참가자의 암 발병률이 눈에 띄게 낮았던 것이다.

또 체중이 감소한 참가자 중 ‘의도적이지 않았다’고 밝힌 참가자 중에서는 암 발생 검수가 2687건/10만 인년 인데 비해 체중 감소가 없었던 참가자의 경우 같은 기간 암 발생 건수가 1220건/10만 인년으로 나타나 의도적이지 않은 체중 감소가 있는 경우 암 발병률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부 위장관(식도, 위, 간, 담도, 췌장) 암은 최근 체중이 감소한 참가자들 사이에서 3배 이상 많이 발생했다.

논문의 제1저자인 치아오리 왕 박사는 “우리는 건강한 체중 감량과 건강하지 않은 체중 감량을 구분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식단 변화나 운동량 증가를 통해 이루어진 ‘건강한 체중 감량’과 달리 예기치 않게 발생하는 건강하지 않은 체중 감소는 기저 암으로 인한 것일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의학협회(AMA)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AMA 네트워크’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