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이나 알러지성 비염·비결막염 등 알러지성 질환을 앓는 사람은, 남녀를 불문하고 성기능 장애를 겪는 비율도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알러지성 질환 치료제가 투여됐을 때 성기능 개선 효과도 함께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염증, 심리적 요인, 수면 장애, 사회경제적 지위, 약물 사용 등이 가능한 원인으로 추정됐지만, 정확한 인과관계는 추후 연구 과제로 남았다.
대만 창겅기념병원 소속 치앙 팅이 비뇨기과 교수팀은 알레르기 질환과 성기능에 대한 논문 12건을 비교 분석해 이와 같은 결과를 ‘알레르기 및 면역학 국제학회지(International Archives Allergy and Immunology) 1월호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나온 수치를 바탕으로 천식 환자와 건강한 대조군의 여성 성기능 지수(FSFI), 국제 발기 기능 지수(IIEF)를 비교했다. 성적 각성, 절정감, 성적 만족 등도 비교 연구에 반영됐다.
그 결과 천식환자의 평균 여성 성기능 지수는 25.96점으로, 건강한 대조군의 29.9점보다 낮았다. 국제 발기 기능 지수도 천식 환자는 20.4점으로 나타났지만, 건강한 대조군은 25.55점으로 더 높았다. 알러지성 비결막염 여성 환자의 성기능 지수는 72.13점으로, 건강한 여성의 점수인 78.3점보다 다소 낮았다. 남성 알러지성 비결막몀 환자는 국제 발기 기능 지수가 53.88점, 건강한 남성은 67.05점으로 더 큰 차이가 났다.
연구팀은 알러지 치료제인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스프레이와 항히스타민제가 성기능 점수를 현저하게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도 입증했다. 알러지 질환을 잘 치료한다면 성기능 장애를 치료하는 약을 추가로 복용하지 않아도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예컨대 국제 발기 기능 지수를 비교한 결과 알러지성 비염 환자는 49.8점을, 건강한 남성은 56.6점을 기록했다. 연구진은 알러지성 비염 환자의 코에 비염 치료제인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투여한 후 국제 발기 기능 지수를 다시 측정했는데, 그 결과 평균 점수가 51점으로 상승했다.
연구팀은 “알러지성 질환과 성기능 장애는 상호 연관되어 있지만, 복잡한 관계를 자세히 밝히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