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을 맞지 않은 임산부가 코로나에 걸리면 태아에게 호흡곤란이 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코로나 대유행 당시 백신을 접종 받는 이스라엘 임산부 모습.(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습니다)/AFP 연합뉴스

임신 중 코로나에 감염된 백신 미접종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호흡곤란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임산부도 코로나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 UCLA 연구팀은 코로나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임산부가 코로나에 감염되면, 태아의 호흡곤란 위험이 3배나 높을 수 있다고 24일(현지 시각) 밝혔다. 코로나에 노출되면서 태아에게 ‘염증성 캐스케이드’를 유발해 호흡 장애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태아가 산모의 자궁 안에서 코로나에 노출된 뒤 호흡곤란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추적하기 위해 ‘프로테오믹스’라는 연구를 수행했다. 이는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이 세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하는 연구 방식이다. 그 결과 연구팀은 호흡기에서 점액을 맑게 만드는 운동성 섬모가 코로나에 노출된 태아에게서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게다가 이러한 태아들은 면역글로불린E 항체가 과다 생산돼 염증이나 알레르기 증상이 유도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연구팀은 코로나 감염이 태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기 위해 221명의 산모를 연구 참가자로 모집했다. 221명의 산모 중 151명이 감염 전 백신 예방 접종을 하지 않았으며, 코로나에 걸렸던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 중 34명이 호흡 곤란을 일으켰다. 이는 전체 산모의 17%로, 일반적으로 5~6% 정도 발생하는 비율에 비해 굉장히 높은 수준이었다. 무엇보다 호흡곤란을 일으킨 태아 34명 중 감염 전 산모가 예방접종을 받은 경우는 5명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감염 전 코로나 백신을 한 번만 접종해도 태아가 호흡곤란을 보일 확률이 크게 낮아진다”면서 “이는 예방 접종이 이러한 합병증을 예방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