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정액도 독자적인 미생물 집단을 가지고 있으며 그 가운데는 생식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박테리아들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 의대 비뇨기과 남성의학 연구실의 바딤 오사드치 박사 연구팀은 성인 남성 73명의 정자를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이 알아냈다고 영국 과학전문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연구 대상자 중 27명은 정자의 운동성(motility)에 문제가 있었고 20명은 정액 속 정자의 농도가 비정상이었다. 연구팀은 정액 속에 있는 박테리아 구성이 이런 문제를 일으킨 원인으로 분석했다. 정자 운동성이 비정상인 27명은 정자 운동성이 정상인 46명보다 정액 속에 서식하는 락토바실루스 이너균이 현저히 많았기 때문이다. 이 균이 정자에 염증을 유발해 운동성을 손상했다고 본 것이다. 이 세균은 앞서 여성의 질에 사는 미생물 집단에서도 발견됐고, 여성의 생식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정자 농도가 비정상인 20명은 정자 농도가 정상인 53명보다 슈도모나스 스투체리균과 슈도모나스 플루오리센스균이 많고, 슈도모나스 푸티다균은 적었다. 연구팀은 이 새로운 사실이 정액의 미생물 집단과 생식 기능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밝혀내기 위한 보다 종합적인 연구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