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초등학교에서 손글씨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가운데 남학생의 책상에 놓인 작은 종이가 바른 글씨체의 표본이다. 스웨덴 교육 당국은 태블릿PC와 스마트폰 사용을 멈추는 대신 책을 읽고 종이에 글을 쓰는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손으로 글씨를 쓰면 키보드로 타이핑하는 것보다 뇌의 연결성이 더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르웨이 과학기술대 연구팀은 대학생들이 화면에 나타난 단어를 손 글씨로 쓰거나 키보드로 입력하는 동안 뇌파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과학 저널 ‘심리학 프런티어스(Frontiers in Psychology)’에 26일(현지 시각) 게재됐다.

연구팀은 대학생 36명에게 화면에 나타나는 단어를 보고 손으로 쓰거나 키보드로 타이핑하게 하면서 뇌의 전기적 활동을 측정했다. 참가자들은 뇌파 256개를 엮어 만든 측정장치를 머리에 쓰고, 디지털 펜으로 터치스크린에 직접 필기체로 쓰거나 한 손가락으로 키보드 키를 눌러 입력했다.

연구 결과 손으로 글을 쓸 때 뇌 연결 패턴이 키보드로 타이핑할 때보다 훨씬 더 정교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으로 글씨를 쓸 때 지각·인지·판단 등과 관련이 있는 두정엽과 뇌 중심부에 있는 신경 네트워크 허브와 접점 사이에서 광범위한 세타파/알파파 연결성 패턴이 일관되게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디지털 펜을 사용했지만, 실제 종이에 펜으로 쓸 때도 결과는 같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글자를 쓸 때의 손가락 움직임이 뇌 연결성을 촉진하기 때문에 활자체로 쓰든 필기체로 쓰든 학습 효과는 비슷할 것”이라고 했다.

연구를 주도한 펜데르 메이르 교수는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타이핑보다 펜을 사용할 기회를 주는 게 필요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