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가 난연성 화학 물질에 노출되면 조산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조선일보DB

임산부가 특정 난연성 화학 물질에 노출되면 조산 위험이 증가하거나 출생 후 신생아의 체중이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 럿거스 공중보건대 연구팀은 유기인산 에스테르(OPE)에 노출된 임산부는 조산과 신생아 체중 증가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OPE는 화재를 예방하고 플라스틱을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 가구, 유아용품, 전자제품 등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이다. OPE는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호흡기를 통해 흡수되거나 접촉을 통해 피부로 흡수될 수 있다. 연구 결과는 26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환경보건시각’에 게재됐다.

세계적으로 폴리브롬화 디페닐 에테르(PBDE)가 난연제로 활발하게 사용됐지만, PBDE의 독성 물질이 인체에 쌓이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지며 단계적으로 사용이 감소됐다. PBDE 대신 OPE가 사용되고 있지만, 아직 OPE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연구팀은 6646명의 임산부를 통해 수집된 소변 샘플에서 OPE 노출로 인한 인체 영향을 분석했다. 이후 의료 기록을 통해 임신 기간과 신생아의 출생 직후 체중 등을 평가했다. 그 결과 여성의 경우 임신 기간이 짧아지고 조산의 위험이 높아졌으며, 이러한 부정적 영향은 여자아이를 임신했을 때 주로 발생했다. 또한 OPE에 노출된 임산부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출생 이후 체중이 높은 경향이 있었다. 출생 후 체중이 높은 경우 황달, 호흡 곤란, 선천선 장애 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연구팀은 “새로운 화학 물질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소비자 제품에 도입된 유감스러운 사례”라며 “이제 ‘OPE가 아이들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