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방 식단이 미토콘드리아를 분해해 체중 증가를 가속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지방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의 모습/연구팀 제공

식습관과 운동과 같은 생활 습관 영향으로 발생한 비만이 인체의 대사 이상을 불러일으켜 체중 증가를 더욱 가속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발견이 추후 새로운 비만 치료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미 UCSD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고지방 식단으로 비만이 발생하면 미토콘드리아가 분열돼 에너지 연소를 감소시키며 비만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러한 대사 과정이 특정 유전자에 의해 조절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연구 결과는 29일(현지 시각) ‘네이처 메타볼리즘’에 게재됐다.

미 성인 10명 중 4명은 지방이 몸에 과도하게 축적되면서 발생하는 비만을 겪고 있다. 지방 조직은 장기를 보호하고 에너지를 공급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일단 비만이 발생하면 지방 세포가 에너지를 연소하는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비만인 사람들이 체중을 감량하는 게 더욱 어려워지는 것이다.

연구팀은 실험쥐에게 고지방 식단을 먹이고 이 식단이 지방 연소를 돕는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고지방 식단을 섭취한 쥐들의 미토콘드리아가 작게 분열됐다. 이렇게 작아진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 연소 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미토콘드리아 분열이 라이아(RaIA)라는 단일 분자 활동에 의한 것으로 판단했다. RaIA는 미토콘드리아가 오작동으로 에너지 연소 기능이 떨어지면 연소를 돕는 등 많은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 분자가 과도하게 활동하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방해하고 결국 비만 등의 대사 문제가 유발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RaIA와 관련된 유전자를 삭제한 쥐는 고지방 식단을 먹어도 체중 증가가 더 적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RaIA의 만성 활성화가 비만 지방 조직의 에너지 소비를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러한 기전을 표적해 비만을 치료하거나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