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나 운동을 하지 않았는데 이유 없이 체중이 빠진다면 중대한 병의 신호일 수 있다. 그렇게 체중이 주는 원인으로는 당뇨병, 갑상선 항진증과 같은 대사 질환도 있지만, 암(癌)도 중요한 요인이다. 최근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은 체중 감소 폭과 암 발생률의 관계를 조사해서 미국의사협회지에 발표했다.
연구는 보건업에 종사하는 40세 이상 미국인 남녀 15만7474명을 대상으로 했다. 최근 2년 사이 체중 변화를 조사한 후, 12개월간 추적 관찰하면서, 체중 감소가 있었던 사람들과 없었던 사람들의 암 발생률을 조사했다. 그 결과 대상자 중 암이 1만5809건 발생했다. 이는 1년 기준으로 10만명당(10만인년) 964건에 해당한다.
의도적으로 노력하지 않았는데도 체중 감소가 있었던 대상자 중에서는 암이 10만인년당 2687건 발생한 데 비해, 체중 감소가 없었던 대상자에게서는 10만인년당 1220건이 발생했다.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체중 감소가 자기 체중의 10%가 넘어가는 큰 폭일수록 암 발생률은 더 높았고, 체중 감소 후 1년 이내에 대부분 암이 발견됐다.
체중 감소와 관련해서 발생한 암으로는 식도, 위, 간, 췌장과 같은 상부 소화기계 암과 혈액암 빈도가 높았고, 유방, 생식기, 비뇨기, 피부암 등은 흔하지 않았다.
암은 특정 조직이 끊임없이 증식하는 병이다. 체중 감소는 암 증식 과정 중에 발생하는 에너지 소모나, 암과 관련된 식욕 부진으로 발생한다. 특별한 이유 없이 평소보다 5~10% 이상 체중이 빠진다면, 몸 어딘가에 암이 발생했는지 살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