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남성보다 면역 시스템이 자신을 공격하는 자가 면역질환에 거릴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셀 저널에 발표된 스탠포드대 하워드 창 연구팀 논문에 따르면, 여성이 가지고 있는 X염색체에 작용하는 특별한 분자들이 때로 면역 시스템 교란을 일으켜 면역 질환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과 여성의 유전자는 22쌍 동일한 염색체를 갖고 있고, 23번째 쌍이 다르다. 여성은 X 염색체가 두 개, 남성은 X와 Y다. Y는 남성 생식기 발달로 이어지고, 여성의 X 염색체 두 개 중 한 개는 ‘스위치 오프’ 상태가 된다. 남성에 비해 X 염색체가 두 배의 단백질을 생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하나가 일종의 침묵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Xist라는 분자가 두 번째 X 염색체에 달라붙는다.
문제는 두번째 X 염색체 상 유전자가 Xist의 통제를 벗어나면 단백질 과잉 공급을 야기하고, 일부 독성을 가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루푸스나 다발성 경화증과 같은 자가면역 질환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이다. 연구팀은 쥐에서도 인간과 비슷한 면역 질환 발병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실험을 통해 수컷 쥐를 유전 조작해 Xist 분자를 생성하도록 했더니 자가 면역 질환을 겪는 확률이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펜실베니아대와 UCLA 연구진도 창 박사의 가설에 일부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Xist라는 분자와 자가 면역질환의 높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추정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