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역 선별진료소.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뉴스1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홍역 발병 사례가 급증해 미국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CBS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미국 각지에선 홍역 집단 발병 사례가 집중 보고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미국 필라델피아에서는 어린이집을 시작으로 9명이 홍역에 걸렸고, 지난달 워싱턴주에서도 가족 모임에서 6명이 홍역에 걸렸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월 말까지 총 23건의 홍역 발병 사례가 확인됐다.

예방접종의 발달 이후 홍역은 사라진 질병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예방접종이 허술해지면서, 홍역에 감염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CBS가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1~2022년 미국 유치원생의 93%가 홍역 예방접종을 받았다. 이건 2020년 전, 홍역 예방접종률 95% 수준에서 2% 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이다.

특히 최근 홍역이 발생한 워싱턴주 클라크 카운티의 많은 학교의 홍역 예방접종률은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 사례가 발생한 16개 학교와 어린이집 9곳은 예방접종률이 90% 미만이었고, 50%에 불과한 곳도 있었다. CBS는 “전문가들은 홍역 전염을 피하기 위한 지역 사회의 권장 예방접종률은 95% 이상”이라며 “최근 미국 내 홍역 예방접종률이 떨어진 곳에서 확산 위기가 커지고 있고, 미국 8500개 학교의 홍역 예방접종률이 95% 미만”이라고 보도했다. 예방접종을 허술하게 관리하자, 홍역이 빈틈을 파고 들어 유행한다는 것이다.

감염병 전문가인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유럽만 해도 한 4만 명 이상 환자가 발생하고 동남아도 엄청난 숫자로 환자가 늘어나며 미국에서도 홍역 환자 발생 증가세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예방접종에 대해선 “우리나라는 2001년, 2002년에 아주 심각하게 홍역이 유행, 몇만 명 이상 발생해 그때 이후 홍역 접종을 1회에서 2회로 늘려 2014년에는 홍역 청정국가라고 WHO에서 지정을 받는 등 국내 홍역 유행은 지금도 거의 없는 상황이지만, 일부 돌파 감염이 20~30대에서 생길 수 있기에 유럽, 특히 홍역 유행이 심각한 유행 지역을 갈 때는 접종을 하고 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