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뿐만 아니라 인간도 겨울철에 더 많은 잠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5일 CNN에 따르면, 미국 헌팅턴기념병원의 라즈 다스굽타(Raj Dasgupta) 임상의학 부교수는 미국 성인 10명 중 6명이 겨울에 더 많이 잔다는 분석 결과를 제시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3일 오후 이천 시몬스테라스에서 겨울잠 알바가 진행됐다. 이 아르바이트는 1시간 내외로 침대에서 수면을 취하면 알바비로 300만원을 준다고 알려져 6만명이 넘는 지원자가 지원을 했다. 6만대1의 경쟁률을 뚫고 알바생으로 선정된 조희진(28)씨는 평소 잠이 많아 곤란한 일을 많이 겪었던 일화를 지원서에 적어냈다고 한다. 현장에 있던 한 시몬스 관계자는 '수면은 건강과 직결된다'면서 수면 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잠만 자도 돈을 벌 수 있는 유쾌한 이색 아르바이트를 기획했다고 밝혔다./이태경 기자

핵심 원인은 태양광이었다. 다스굽타 부교수는 “외부가 춥건 어둡건 그 자체로는 대부분의 성인에게 필요한 수면 시간은 하루 7~9시간이란 점엔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겨울엔 햇빛을 쬐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사람들은 수면 욕구를 더 느끼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겨울에는 일찍 찾아오는 어둠과 함께 멜라토닌의 증가로 인해 더 많은 수면을 필요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작년 2월 독일에서 발표된 수면 장애 환자 188명 대상 관찰 결과에서도 대상자들은 겨울철에 평균 1시간을 더 잤다. 특히 렘(REM) 수면이 30분 더 길어졌다. 렘수면은 수면 시간의 20~25%를 차지하며, 기억력·집중력·기분 조절 및 면역 기능에 필수적인 단계다. 렘수면 시간이 적으면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불안·우울감 등을 겪을 수 있다.

뉴욕시에 있는 임상 심리학자 조슈아 탈 박사는 CNN 인터뷰에서 “REM 수면은 빛과 어둠에 매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겨울에 빛이 적을 때 몸은 더 많은 REM 수면을 제공함으로써 이를 보상한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일종의 ‘사회적 시차’가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여름 내내 늦은 밤을 즐긴 탓에, 잠을 더 자야 하는 겨울이 왔음에도 몸이 쉽게 잠들지 못해 어려움을 주기도 하고, 몸이 더 많은 수면으로 보상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게 탈 박사의 설명이다.

겨울철엔 특히 아침에 빛에 노출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또 일관된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자연광에 노출될 수 없는 일정이라면 계절성 우울증의 주요 치료법인 광선 요법을 시도해 볼 수 있다고 CNN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