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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이 짧은 여성일수록 치매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박경희 정신의학 교수 연구팀은 영국 유전자 은행인 바이오뱅크의 데이터베이스 중 여성 27만3260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노인정신의학저널(American Journal of Geriatric Psychiatry)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초경에서 자연 폐경 또는 자궁절제나 난소절제까지의 기간 등 여성의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이 치매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이 비교적 긴(38~42년) 여성은 에스트로겐 노출이 가장 짧은 여성보다 치매 위험이 28%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트로겐 노출이 늦은 나이(50~52세)까지 계속된 여성은 이른 나이(45세 이전)에 끝난 여성보다 치매 위험이 24% 낮았다. 또한 초경이 15세 이후에 시작된 여성은 12세 이전에 일찍 시작된 여성보다 치매 위험이 12% 높았고, 수술 병력이 있는 여성은 수술 병력이 없는 여성보다 치매 위험이 8% 높았다.

연구팀은 “에스트로겐 노출이 이른 나이에 시작되거나 늦은 나이까지 계속되면 치매 위험이 낮아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치매 가족력, 교육 수준, 체질량 지수(BMI), 흡연, 당뇨병, 고혈압 등 여러 교란 변수를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에스트로겐이 치매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