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를 오게 되는 문제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누면 돈과 이성 문제를 들 수 있습니다.”
정신과 전문의인 정정엽 광화문숲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이 15일 조선일보 의학·건강 유튜브 채널 ‘오!건강’의 마음 치유 방송 ‘너와 나의 F코드(너나코)’에 출연해 한 말이다. 정 원장은 “조금 힘든 일을 겪어 스트레스를 받을 땐 적응장애를 진단하지만, 외도 문제로 오는 사람은 적응장애를 넘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트라우마)를 진단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만큼 엄청 큰 스트레스를 받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정신과 전문의 나해란 나해란정신건강의학과 대표 원장이 진행하는 너나코는 이번 방송에서 정 원장과 함께 배신과 이별, 실연 그리고 불륜 등 남녀 사이에 자주 생기는 문제에 대해 다뤘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불륜은 흔하다. 조선일보가 지난 2020년 성인 남녀 7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불륜 관련 국민 인식 조사에선 기혼자의 30.3%가 불륜을 한 적 있다고 응답했다. 기혼 남성은 41%, 기혼 여성은 24%가 불륜 경험이 있었다.
정 원장은 배우자나 애인의 외도를 경험한 사람들이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원인에 대해 “중점적으로 봐야 할 요소는 믿음”이라고 답했다. 예컨대 한 횡단보도에서 파란불에 길을 건너다가 교통사고를 당하면 그 뒤로는 파란불이 안전하다는 믿음이 깨져버리면서 사고 장소가 아닌 지역 건널목에서도 파란불에 길을 건널 때마다 불안 심리가 극대화된다는 것이다. 배우자나 애인의 외도도 마찬가지다. 가장 의지하는 사람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무너져내리면 다른 인간관계 역시 무너질 수 있기에 치명적이다.
배우자의 외도를 알더라도 자식이나 경제적 문제 때문에 쉽게 헤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마련이다. 정 원장은 “배우자의 외도는 조언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주변의 이야기나 사회적 가치보다 자신이 원하는 바와 삶의 가치를 먼저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너나코는 매주 금요일에 공개된다. 유튜브에서 ‘오건강’을 검색하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