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암살자’ 심근경색을 앓았던 사람이라면 심부전과 당뇨병 등의 발생 확률이 눈에 띄게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각종 대사 질환은 물론 우울증 같은 정서 질환에 걸릴 비중도 크게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각) 메디컬익스프레스 등 의학 전문 외신에 따르면, 영국 리즈대학교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17년 사이 입원 치료를 받은 18세 이상 환자들의 의료기록을 분석해 얻은 이같은 결과를 국제학술지 ‘플로스 의학’(PLoS Medicine)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에 쓰인 기록에는 최초의 심근경색으로 입원한 43만3361명이 9년 동안 11가지 비치명적 질환으로 입원해 재차 치료받은 자료가 포함돼 있었다. 이들의 평균연령은 67세였고 성비는 남성이 66%였다. 연구팀은 이들을 심근경색 병력이 없는 대조군 200만1310명과 연령·성별 등을 매치시켜 비교했다.
그 결과 심근경색 그룹은 심부전·신부전·심방세동·뇌졸중·말초동맥 질환·심한 출혈·2형 당뇨병·우울증을 비롯한 11개 질환의 발생률이 대조군보다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부전은 심근경색을 앓았던 환자에게서 29.6% 발생했으나, 대조군의 발병률은 9.8%에 그쳐 3배가량 차이가 났다. 신부전 역시 심근경색 그룹이 27.2%, 대조군이 19.8%였다.
그 외 심근경색 그룹과 대조군의 심방세동 발생률은 각각 22.3%와 16.8%였고 당뇨병 발생률도 17%와 14.3%를 기록했다. 심각한 출혈은 심근경색 그룹 19%·대조군 18.4%, 뇌혈관 질환은 심근경색 그룹 12.5%·대조군 11.6%, 말초동맥 질환은 심근경색 그룹 6.5%·대조군 4.06%를 보였다.
정서 질환인 우울증도 마찬가지였다. 심근경색 그룹의 8.9%가 대조군의 6%보다 높았다. 이 경우 남성보다 여성의 우울증 위험이 컸고, 심근경색 발생 당시 나이가 40세 미만인 젊은 여성의 우울증 발생률은 21.5%로 11.5%의 남성보다 유난히 높았다.
다만 암 발생률은 심근경색 그룹이 13.5%로 대조군의 21.5%보다 낮았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분명하지 않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치매 발생률은 거의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혈관성 치매 발생률은 심근경색 그룹이 2.3%로 대조군의 2.1%보다 약간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