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 남편이나 남자친구의 냄새가 약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 2건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가 최근 잇달아 발표했다.

연구팀은 첫번째로 스트레스 호르몬 테스트. 커플 96쌍을 대상으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파트너 냄새를 맡으면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를 분석했다. 여성을 두 그룹으로 나눠, 누구의 냄새인지 알려주지 않은 상태에서 한 그룹은 자신의 남편의 셔츠 냄새를 맡게 했고, 한 그룹은 아무 상관 없는 남성의 냄새를 맡게 했다. 그 결과 남편 셔츠 냄새를 맡은 그룹 여성들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하락했다. 반면, 다른 남자 냄새를 맡은 여성들은 오히려 코르티솔 수치가 상승했다.

스트레스

이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여성은 생물학적·진화론적으로 남편의 냄새를 맡으면 안정감을 느끼고, 낯선 이성의 냄새를 맡으면 공포를 느끼게 돼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후각은 오감 중 뇌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감각이어서, 남편의 냄새를 맡으면 그 사람과 있었던 행복한 기억 등이 떠올라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오른쪽)가 미국프로풋볼(NFL)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슈퍼볼 경기가 열린 11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남자친구인 캔자스시티의 트래비스 켈시와 키스하고 있다. 스위프트는 이날 경기를 보기 위해 도쿄돔 공연을 마치자마자 전용기로 8천900㎞의 거리를 날아와 '탄소배출 폭탄' 논란을 일으켰다. 2024.02.13/연합뉴스

단, 이 연구는 만난지 2년 정도 지나 사랑이 극대화돼 있는 커플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수십년 함께 산 부부의 경우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숙면 테스트도 했다. 남성 155명에게 티셔츠를 24시간 착용시켰는데, 그동안 향수 뿌리기, 흡연, 운동 등을 자제시킨 뒤 해당 남성의 여자친구들에게 셔츠의 정체를 알려주지 않은 상태로 입혀 수면을 취하게 했다. 수면 데이터를 측정하고, 설문으로도 수면의 질에 관해 물었다.

그 결과, 데이터상으로도 체감상으로도 남자친구가 입었던 셔츠를 입고 잔 날 수면의 질이 높게 나타났다. 데이터에 따르면 애인의 향기에 노출됐을 때 덜 뒤척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오랜 기간 교제한 연인의 신체적 존재감이 안정감, 평온함, 신체 이완 등의 긍정적인 효과와 관련이 있고, 이는 더 나은 수면으로 이어진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