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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보급된 지 벌써 17년이 지났다. 이제는 숟가락을 들기도 전에 스마트폰을 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다. ‘손안의 컴퓨터’라 불리는 스마트폰은 많은 발전과 편의를 가져왔지만, 동시에 우리 손목과 목 건강에는 악재가 됐다. 신체 일부처럼 온종일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이 손목 관절과 인대, 신경 손상의 주범이 된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로는, 지난 2022년 손 및 손목 부위 관절과 인대 관련 부상 환자 수는 151만9806명으로 2010년(129만74명) 대비 17.8% 늘었다.

그래픽=이철원

◇늘기만 하는 스마트폰 질환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대표적인 질환은 손목 터널(수근관) 증후군이 있다. 손목 부위에는 손가락을 움직이는 힘줄과 신경이 지나가는 일종의 관(터널)이 있는데, 손가락을 움직이는 힘줄이 신경을 눌러 손 저림과 감각 저하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보통 손가락을 굽힌 채 스마트폰을 쥐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이 시간이 길어질수록 힘줄이 부어오르고, 부은 힘줄은 신경을 압박한다. 수부외과 전문의인 우상현 W병원 병원장은 “손가락이나 손목을 안쪽으로 구부린 자세는 손안의 압력을 크게 증가시킨다”며 “스마트폰을 오래 들고 있으면 증상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손가락을 구부릴 때 ‘딱’ 소리와 함께 통증이 나타나는 방아쇠 수지 증후군도 대표적인 스마트폰 질환이다. 손가락 사용량이 많아지다 보니 힘줄에 염증이 생기며 발생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염증과 부기가 심해지고 손가락을 구부리거나 펴는 게 어려워진다. 증상을 내버려두면 손가락 관절 퇴행으로 연결돼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

목 건강 역시 스마트폰에 위협받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목 디스크(경추 추간판 장애) 환자는 지난 2022년 97만명에 달한다. 2010년(85만명)과 비교하면 12만명이 늘어났다. 대표적인 질환은 거북목 증후군이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장시간 보다 보면 목을 앞으로 기울이는 자세를 취하게 되는데, 목뼈와 주변 근육이 지탱하는 무게가 바른 자세일 때와 비교할 수 없이 커진다. 성인 머리 무게를 약 5㎏ 정도로 본다면, 고개를 7~8㎝ 숙일 때는 15㎏, 10㎝ 숙일 때는 20㎏ 정도의 무게를 감당해야 한다. 거북목 증후군이 있으면 어깨 결림이나 목 통증, 두통이 생기고 심하면 목 디스크로 악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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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스마트폰 사용법은?

전문가들은 올바른 스마트폰 사용법을 통해 손목 터널 증후군 같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우선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을 땐 최대한 손에 들지 않고, 사용할 때도 가급적 책상이나 바닥에 놓고 쓰면 좋다. 우리 손은 구부리지 않고 느슨한 상태로 있을 때가 가장 편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컴퓨터 자판을 이용하더라도 손을 구부리지 않고 손등 방향으로 최대한 제쳐서 타자를 치면 손목 건강에 효과적이다. 특히 로댕의 조각상 ‘생각하는 사람’처럼 손등에 턱을 괴는 자세는 손목 건강에 치명적이다. 팔꿈치 척골신경과 손목 정중신경이 동시에 눌리며 손 저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장시간 스마트폰을 써야 한다면 중간에 한 번씩 스트레칭을 해 압력을 없애주면 좋다. 우 병원장은 “손가락을 하나씩 뒤로 젖히거나 깍지를 낀 채 손바닥을 바깥쪽으로 쭉 뻗는 동작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목 부위가 뻐근하다면 15분마다 어깻죽지를 쭉 펴고 목을 등 뒤로 젖히는 스트레칭이 도움된다. 이미 손목이 저리다면 해당 부위 온찜질이 효과적이다. 따뜻한 기운은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돕고, 신경 회복을 빨라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