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속에 있는 모든 장기가 건강해야 깨끗한 변이 나옵니다. 그런 측면에서 장 건강이 몸의 건강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죠.”
대장암 수술 전문가인 이우용 삼성서울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가 27일 공개한 조선일보 의학 전문 유튜브 콘텐츠 ‘이러면 낫는다’에 출연해 한 말이다. 이 교수는 “정상 대변은 하루에 3번 이내 3일에 1번까지 나오는 변의 모양이나 색깔이 정상적인 걸 말한다”며 “위·소장·대장·간·췌장 등이 정상적이지 않으면 변 모양이 흐트러지거나 색깔이 바뀌거나 혈변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봄 맞이 개편으로 ‘한국인 5대 암(癌)’ 특집을 준비한 ‘이러면 낫는다’는 이날 방송에서 유방암에 이은 두 번째 주제 대장암을 다뤘다. 대장암은 과잉진료 논란이 있는 갑상선 암을 제외하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발병률이 높은 암이다. 뱃속에 길게 이어진 결장과 항문에 가까운 직장 부분에 생기는 암을 말한다. 이 교수는 “대장암 병기는 크게 림프절 침범을 기준으로 나뉜다”며 “림프절 침범이 있을 경우 3기, 간이나 폐 등 원격전이까지 나타나면 4기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대장암 증상은 암 발생 부위가 우측 대장이냐 좌측 대장이냐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 우측 대장의 경우 소화불량이나 복통, 흑색 혈변을 동반하지만, 좌측 대장은 가느다란 변과 대변을 보고도 시원하지 않은 증상, 빨간 혈변 등으로 나타난다. 이 교수와 함께 출연한 임성희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변비가 전혀 없다가 너무 심각하게 오래간다든지, 다이어트도 안 했는데 이유 없이 평소 체중의 10% 이상이 빠졌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장암은 혈변이 주요 증상이지만 치질과는 명확한 차이를 갖는다. 치질의 경우 피의 양상이 선홍색이고 뚝뚝 떨어지거나 변기에 흥건하게 풀어지지만, 대장암은 피가 변에 묻어 있거나 변 속에 섞여 있다. 이 교수는 “치질은 절대 암으로 변하지 않지만, 항문 옆으로 고름이 나오는 치루는 놔두면 암으로 변할 수 있어 꼭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
대장암이 점막 또는 점막 하층 일부까지만 침범한 1기의 경우에는 내시경 절제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그 이상 진행됐을 경우에는 암을 포함한 림프절 넓은 부위를 떼어내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대장암 생존율은 높은 편이다. 1기의 경우 95%에 달하고 2기는 80~85%, 3기는 70~75% 수준이다. 4기 역시 수술만 가능하다면 40%까지 완치율이 나온다. 이 교수는 “의학 발달로 대장암 치료율은 계속 올라가고 있다”며 “4기라고 포기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