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나라의 선승 백장회해(百丈懷海·749~814년)은 나이 들어도 쉬지 않고 농사일을 했는데, 제자들이 일을 하지 못하게 하자 아예 금식하였다. 이 이야기는 “하루 동안 일하지 않으면 하루 동안 식사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백장청규(百丈淸規) 계율이 되었다.
이러한 삶의 자세는 백세인들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강원도 횡성군에서 만난 백세인 추영엽 어르신은 그중에서도 특별한 분이었다. 댁을 방문하니 문 옆 창고에 바구니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감자와 채소를 대량생산해 파는 농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운반용 상자가 많이 필요한데, 남은 포장용 끈을 백세인이 모두 모아서 손수 바구니를 짰다고 했다. 바구니 용도를 아들에게 묻자 “아버님이 소일거리로 만드시는 것이라 모두 주변에 선물로 나누어 준다”고 답했다.
백세인 눈에는 버려지는 끈들이 아깝게 비치기도 하였지만, 자신의 노력으로 바구니를 만들어 활용하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인터뷰 후 돌아가는 우리 연구진에게도 바구니 하나씩 선물로 주었다. 바구니를 꼼꼼하게 짠 솜씨에 다들 감탄했다.
백세라는 나이에 개의치 않고 당신이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필요하거나 말거나 상관치 않고 끊임없이 성실하게 몸을 움직이는 모습에서 노동과 삶의 엄정함을 느낀다. 스스로 찾아서 일하는 백세인의 모습은 ‘카르페 디엠(Carpe Diem)’ 즉 ‘오늘에 최선을 다하라’는 철학으로 받아들여진다. 백세인의 삶에는 “일을 하지 않은 날에는 먹지를 말라”는 자세가 깊숙이 배어 있었다. 노동이 건강 장수의 요체임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