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헬름 리하르트 바그너(1813~1883년)은 독일인이 가장 추앙하는 작곡가다. 그는 오페라를 총체적 예술 작품으로 보고, 대본과 음악을 모두 썼다. 바그너가 1865년에 선보인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드라마적 요소를 강조한 구성과 새로운 음악적 시도로 현대음악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바그너가 지금 활동한다면 근사한 음악을 담은 영화감독이 됐을 터이다.

리하르트 바그너가 1865년에 선보인 오페라〈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남자 주인공 트리스탄이 죽음을 맞는 장면. /라이프치히 오페라

바그너는 자기 주도로 음악적으로 모든 것에 완벽하려 했고, 자신만을 위한 오페라 하우스를 지을 정도로 성취욕이 대단했다. 그는 사람들이 자기 음악을 듣다가 빠져나가는 것이 싫어서, 극장 좌석을 중간 띄움 없이 가로 일렬로 빼곡히 채우도록 했다. 정치적 망명을 겪고, 스승 리스트의 딸 등과 파란과 소란의 연애와 결혼을 하다가, 베네치아 여행 중 69세 나이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일생 동안 두통, 소화불량, 초조함, 불면증, 신경쇠약 등의 고통에 시달리기도 했다.

성격 따라 병에 걸린다는 말이 있다. 사람의 성격은 크게 A·B·C 3가지 타입으로 나뉘는데, A타입은 소유욕이 강하고, 성공 지향적이다. 매사에 의심과 불만이 많다. 모든 일을 경쟁적으로 보고 결과가 빨리 나오지 않으면 불안하다. 그 정반대 성격이 타입 C다. 항상 잘 참는 순응형이다. 남에게 착하다는 말을 들으려 하고, 자기 감정을 잘 표출하지 않는다. 타입 B는 천하태평형이다.

미국의 저명한 심장 전문의 하워드 프리드먼 박사 연구에 따르면,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심근경색증 환자 성격을 분석해보니, 대부분 타입 A였다. 성격 자체가 혈압을 상승시키기 때문이다. 격한 감정이 일 때, 스트레스 호르몬 아드레날린이 쏟아져 나와 혈압을 올리고 혈관 안쪽 벽을 상처 낸다. 타임C같이 당하고도 참는 성격은 암 발생 위험이 큰 편이라고 한다.

많은 질병이 삶의 파생물이다. 성질이 몸을 바꾼다. 내 스스로 질병을 만들고 있는지 되돌아보면서 살아야 한다. 성취와 성찰이 균형을 잡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