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물./뉴스1

우리 전통 식단이 장수 식단으로 평가받으려면 지중해 식단과 비교하는 일이 중요하다. 재료에서 두 식단 차이가 크기 때문에 다른 차원에서 근거를 찾아야 했다. 우선 채소를 데쳐서 나물로 무쳐서 먹는 우리의 전통적 식단이 신선한 채소를 강조하는 지중해 식단과 차별화되는 점을 주목했다.

생식이나 신선한 채소 위주 샐러드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날로 먹기를 권장하고 데치는 방법을 평가절하하는 분위기였다. 이에 서로 장단점을 분명히 규명해야 했다. 날로 먹어야 열에 약한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는다는 주장은 그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기에 확인하는 실험을 하였다. 채소를 끓는 물에 1분, 3분 데친 다음, 열에 약한 비타민C의 농도를 비교해 보니 각각 10%, 20% 파괴되었다. 일부 손상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데치면 채소 부피가 크게 줄어 먹는 양이 늘어나니 섭취하는 비타민C 절대량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더욱 채소 섭취량 증가는 섬유소뿐 아니라 다른 식물성 유효 성분의 섭취를 늘리는 일석이조 효과를 가져왔다.

이어서 채소의 질산염 함량 변화를 주목하였다. 질산염은 위에서 아질산염으로 바뀌어 발암성 전구 물질을 생성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단순히 데치기만 해도 질산염이 50% 이상 감소했다. 채소를 데쳐서 나물로 무쳐 먹는 식습관은 섬유소와 각종 생리 활성 물질을 더 많이 섭취하게 하고 채소에 함유된 오염 물질이나 독성 물질을 제거하는 효과를 주었다. 우리 전통 식단이 바로 세계적 건강 장수 식단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해주고 있다. 봄철 봄나물을 권장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