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 일상 대화를 인공지능(AI)이 분석해 치매 전 단계인지 판별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보청기처럼 생긴 기기를 착용하고 일상생활을 하면, AI가 치매 위험군인지 조기에 가려내 치료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전기연구원은 “전기의료기기연구단 박영진 박사팀이 노인 친화형 ‘발화 데이터 수집 기기’를 개발했다”며 “기술을 고도화해 향후 가정에서 간편하게 앱으로 ‘경도(輕度) 인지 장애’ 위험군인지 알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경도 인지 장애는 인지 기능이 저하된 상태로 치매 고위험군 또는 치매 전 단계로 꼽힌다.
연구진은 노인 수백명의 발화, 청각 인지, 뇌파, 청력 등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한 뒤 AI가 학습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AI가 노인들의 말을 듣고 치매 고위험군 여부를 가려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현재까지 개발된 앱으로 노인 약 100명을 대상으로 실증 사업을 진행해 경도 인지 장애 환자 6명과 의심 대상자 7명을 선별해 냈다고 밝혔다. 8월까지 추가로 노인 150명을 대상으로 실증해 기술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특히 어려웠던 점이 노인들 발화를 AI가 정확하게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었다고 했다. 사투리를 쓰거나 발음이 부정확한 경우, 난청으로 질문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경우에는 인지 능력과 관계없이 답을 제대로 하지 못해 판별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데이터 베이스를 확대해 평균 20회 정도 대화로도 80% 이상 정확도로 퇴행성 뇌 기능 저하 고위험군을 선별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조기 진단으로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