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지 않는 2030 젊은 청년이라도 지방간이 심하다면 갑상선암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이원영·이은정·권혜미 교수 연구팀은 국내 20세에서 39세까지인 성인 310만 명의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해, 지방간이 진행된 정도에 따른 갑상선암 발생률을 조사했고 그 결과를 국제 학술지 ‘임상 내분비학 및 대사 저널’(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and Metabolism)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의 지방간 지수(fatty liver index)를 기준 삼아 ‘A그룹(30미만인 정상)’ ‘B그룹(30이상 60미만)’ ‘C그룹(60이상)’ 등 세 그룹으로 나눴다. 그 결과 A그룹과 비교해 B그룹 남성은 1.36배, 여성은 1.44배 갑상선암 발병률이 높았다. C그룹의 경우 이 수치는 더 올라갔는데 남성은 1.71배, 여성은 1.81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추적관찰 기간에 지방간 지수가 늘어나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심해졌을 때도 갑상선암 발생 위험이 커졌다. 총 4회의 건강검진에서 지방간 지수를 연속 측정해 30 이상이 나올 때마다 1점을 부여했는데, 이때 누적 점수가 0인 사람에 비해 점수가 높을수록 갑상선암에 걸릴 확률이 높았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알코올 소비가 적거나 전혀 없는 사람에게 발생하는 간 질환이다. 비만·당뇨병·이상지질혈증과 관련 있다. 만약 지방 축적 상태가 계속되면 비알코올성 지방 간염으로 진행될 수 있고 심하면 간경변으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초기 발견과 적절한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연구팀 권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갑상선암 발생 위험의 독립적 위험 요인으로 확인됐다”며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으면 인슐린 저항성, 만성적인 염증 상태, 갑상선 자극 호르몬 상승 등으로 갑상선암 발생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예방을 위해서는 건강한 식사, 운동, 적절한 체중 유지 등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