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은 심혈관 질환의 주요 위험 인자로서 매우 흔한 질환이다. 그렇다 보니 혈압약은 건강 관리를 위해 성인이 복용하는 가장 흔한 약제가 됐다. 그런데 혈압약으로 혈압을 과도하게 떨어뜨리면, 기립성 저혈압을 일시적으로 일으켜서 낙상을 유발할 수 있다. 낙상은 특히 인지 기능이 떨어진 노인에게 문제가 되는데, 골절을 유발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최근 미국의사협회지 내과 편에 혈압약과 골절 관계를 조사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는 미국 보훈 요양원에서 혈압약을 복용하는, 65세 이상 미국인 6만4710명을 대상으로 18년에 걸쳐 진행했다. 대상자 중에서 혈압약을 새로이 먹기 시작했거나 복용량을 늘린 경우(1만2942건)와, 변동 없이 평소대로 복용한 대조군(5만1768건)을 놓고 약 복용 후 30일 이내에 발생한 골절 건수를 비교 조사했다.
그 결과 혈압약 복용 시작이나 증량군에서는 100인년당(개인마다 관찰 기간이 다른 것을 통합) 골절이 5.4건 발생한 데에 비해서, 대조군에서는 2.2건만 발생했다. 대조군 골절률의 2.4배였다. 골절은 치매가 있거나 기저 혈압이 높은 경우, 혈압약을 새로이 먹기 시작한 환자에게 더 흔하게 발생했다.
심장 기능 저하로 정맥 순환이 떨어져 있거나, 혈관 내 압력 센서 기능이 떨어져 있으면, 혈압약 때문에 일시적 기립성 저혈압이 일어나 낙상을 겪을 수 있다. 고령자는 심장 기능도 낮아지고 인지 기능도 떨어지며 골다공증이 함께 있어서 낙상 골절을 당하기 쉽다. 고령자가 혈압약을 새로 먹거나 늘려야 할 형편이라면, 최소한 한 달은 낙상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