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팀이 수면 부족이 기억력 저하로 이어지는 이유를 규명했다. 잠을 못 자면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만들어주는 해마의 활동에 이상이 생기고, 이로 인해 기억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미국 미시건대 캄란 디바 교수 연구팀은 쥐 실험을 통해 잠과 기억력 간의 연관성이 뇌 신호 교란에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과학 저널 ‘네이처’에 지난 12일(현지 시각) 게재됐다.
해마 속에서는 뾰족한 모양의 뇌파(Sharp waves and ripples·SWR)가 발생한다. 이 같은 뇌파 패턴은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수면 부족이 기억력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7마리의 쥐에게 미로를 탐험하게 하면서 몇 주에 걸쳐 해마의 활동을 기록했다. 그러면서 일부 쥐들의 수면을 방해했다.
연구 결과, 수면을 방해받은 쥐들은 정상적인 쥐들과 유사하거나 높은 수준의 SWR 활동을 보였다. 하지만 뇌파의 진폭은 작고, 힘이 낮았다. 파동의 발화가 약하고 덜 조직적이었기 때문이다. 수면 부족 쥐들에게 충분한 수면을 취하게 한 뒤 다시 뇌파를 측정한 결과, 일부 신경 패턴이 회복됐지만 정상적으로 수면을 취한 쥐들만큼 회복되지는 못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수면 부족이 기억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뇌 신호와 기억력의 관계가 규명된 만큼 향후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표적 치료법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