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잠 없는 저녁형 인간(night owl)이 아침형 인간(early bird)에 비해 정신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명 ‘올빼미족’으로 불리는 이들의 우울증·불안증 진단 비율을 봤을 때, 일반적인 경우보다 20~40%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정신의학연구’(Psychiatry Research)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성인 약 7만4000명에게 선호하는 수면시간을 묻고 실제 수면행동과 비교했다. 그중 1만9065명은 자신을 아침형 인간으로, 6844명은 저녁형 인간으로 판단했다. 나머지 4만7979명은 중간형 인간이라고 답했다.
참가자들은 일주일간의 수면 추적을 위해 활동 모니터를 착용한 채 생활했다. 연구팀은 이 자료를 각자의 정신 건강과 비교했다. 그 결과 늦게까지 깨어 있는 저녁형 인간은 우울증이나 불안증 같은 정신 건강 장애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아침형 인간과 중간형 인간에 비해 20~40% 더 높았다.
반면 일찍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의 정신건강 상태는 대체로 좋았다. 연구팀은 “자정 이후 깨어 있을 때는 충동적이고 해로운 행동을 할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며 “해가 진 밤에 7~9시간 수면을 취한 뒤 해가 뜨는 시간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종달새형’ 인간이 가장 건강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올빼미족의 생활 방식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는 그동안 여러 번 나왔다. 앞서 스웨덴 예테보리대 연구팀은 올빼미족이 아침형 인간보다 동맥경화 위험이 두 배 높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또 올빼미족이 인슐린 활용 능력과 지방 연소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제2형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도 나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