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주스 사진 자료. /픽사베이

카페에서 판매하는 스무디 한 컵에 평균 각설탕 17개 분량의 당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영양성분 확인이 어려운 중·소형 커피·음료 전문점 스무디 93종을 분석한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이 된 카페는 청소년들이 특히 자주 찾는 학원가 인근 곳들로 설정했다.

그 결과 스무디 한 컵에 들어 있는 당 함량은 평균 52.2g으로 각설탕 17개 분량에 달했다.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으로 봤을 때, 한 컵만 마셔도 일일 총당류 섭취 기준치(100g)의 절반 이상을 먹게 되는 셈이다. 심지어는 한 컵에 94.6g의 당을 함유한 제품도 있었다.

주문 시 당도 조절을 요청하면 당 함량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도 살펴봤다. 당도 수준을 ‘기존 당도’ ‘덜 달게’ ‘반으로 달게’ 등 3단계로 구분했고 제조자에 따른 차이를 고려해 같은 음료를 3일간 반복 주문했다.

그러자 ‘덜 달게’의 평균 당 함량은 44.4g으로 기존에 비해 약 15%가 줄었다. ‘반으로 달게’의 경우 31.9g으로 기존과 비교했을 때 40%까지 감소했다. 각각을 각설탕으로 환산하면 ‘덜 달게’가 약 3개, ‘반으로 달게’가 약 7개 줄어드는 것과 같다.

이에 연구팀은 표준화된 조리법을 기준으로 단맛 정도를 정량화해 선택할 수 있는 ‘당도 선택제도’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실제로 싱가포르의 ‘영양등급제’(NUTRI-GRADE)는 포장 및 제조 음료의 당 함량을 등급(A~D등급)으로 표시한다. 태국에서도 ‘덜 달게(Sweet-Noi) 제도’를 통해 음료 주문 시 정량화(0~100%)된 당도를 선택할 수 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음식 2000㎉를 섭취한다고 했을 때 하루 당분 섭취 권고량은 50g이다. 어린이·청소년의 경우 이보다 적은 25g 정도를 적정량으로 삼는다. 서울시도 하루에 첨가당을 50g 이하로 섭취하도록 권장하는 ‘일당! 오십!’ 정책을 추진 중이다.

박주성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장은 “스무디와 같은 고당 음료의 당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덜 단 맛’을 선택할 수 있는 소비 환경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시민이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데 도움 되는 다양한 영양 정보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