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암은 60대 이상 노년층에게 발생한다. 하지만 혀에 생기는 설암(舌癌)은 50대 이전 연령대에서도 절반 가까이 생긴다. 특히 설암은 구강 내 궤양으로 착각하기 쉬워, 혓바늘로 알았다가 뒤늦게 설암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적지 않으니 주의해야 한다.
국가 암 등록 사업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설암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두경부암 중에서도 증가 폭이 매우 큰 편이다. 최근 5년간 새로운 두경부암 환자 수는 2017년 3만2147명에서 2021년 4만1460명으로 29% 증가했다. 그중 설암 환자는 2017년 748명에서 2021년 993명으로 33% 증가했다. 2021년 새로운 설암 환자 중 20~50대는 46%로, 전체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60세 이전이었다.
설암의 초기 증상에는 원형으로 하얗게 괴사가 일어나는 염증성 궤양, 두꺼운 백색 반점이 생기는 백색 백반증, 붉은 반점 등이 있다. 한승훈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이런 초기 증상은 일반적 구내염 증상과 유사한데, 구내염은 대부분 1~2주 안에 자연적으로 치유된다”며 “이러한 증상이 3주 이상 없어지지 않거나 오히려 병변이 더 커진다면 설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설암은 구내염과 비교해 병변의 범위가 크고 출혈이나 통증이 지속될 수 있다.
설암 치료는 종양 주변의 정상 조직을 포함해 병변을 완전히 절제하는 수술이 많다. 한승훈 교수는 “설암은 치료가 까다로운 암이지만 초기 증상을 잘 살펴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를 받으면 혀의 기능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며 “설암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흡연과 음주를 줄이고, 충치 및 치주 질환 예방, 구강 청소 등 구강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