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나 팔에 지방이 많은 체형의 사람은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쓰촨대 연구팀은 체성분 패턴과 신경 퇴행성 질환 위험 간의 관계를 분석해 얻은 결과를 25일 미국 신경학회(AAN) 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에서 제공받은 41만2691명(평균 연령 56세)의 허리·엉덩이 둘레, 악력, 골밀도, 체지방, 제지방(체중에서 지방을 뺀 값) 등 데이터와 발병률 사이 관계를 9.1년간 추적·관찰했다.
먼저 연구 기간에 관련 질환이 발생한 사례는 총 8224건이었다. 이후 분석 결과 발병 위험을 높이는 요소는 ‘신체 부위별 높은 지방 수치’였고, 반대로 발병률을 낮추는 요소는 ‘근력’이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복부 지방 수치가 높은 남녀(A그룹)의 발병 위험은 1000인 년당(1인년=한 사람을 1년간 관찰한 값) 각각 3.38건과 2.55건으로 집계됐다. 반면 복부 지방 수치가 낮은 남녀(B그룹)는 각각 1.82건과 1.39건에 그쳤다. 이는 고혈압, 음주, 당뇨병 등 발생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을 조정한 후에도 같았다. A그룹의 발병률이 B그룹보다 13% 높게 나타난 것이다.
복부 외에도 팔 부위 지방 수치가 높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발병 위험이 무려 18% 컸다. 다만 근력이 높은 사람은 낮은 사람과 비교해 발병률이 26%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를 이끈 쑹환 교수는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은 세계적으로 6000만 명 이상에게 영향을 미치고 인구 고령화에 따라 그 수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예방 도구 개발을 위해 발병 위험 요소를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체 성분과 신경 퇴행성 질환의 관계는 연구 시작 후 발생한 심장병, 뇌졸중 같은 심혈관 질환으로 부분적 설명이 가능하다”며 “이 결과는 질환의 예방이나 지연을 위해 심혈관 질환 관리가 중요하다는 걸 보여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