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설문조사에서 평균 수면 시간을 물어봤는데요, 4시간에서 6시간이라고 답한 사람이 48%로 가장 많았습니다. 현대인 권장 수면 시간인 7시간에서 9시간의 절반 정도죠. 또 수면의 양과 질에 대해 ‘불만족스럽다’는 답변 역시 절반이 넘었습니다.
12시가 넘어 잠드는 게 당연한 현대인. 그런데 원래 인간의 생체 시계는 이렇게 작동하지 않습니다.
인류는 원래 잠꾸러기였습니다. 수렵채집 생활을 하던 석기 시대 사람들은 해가 뜨면 일어나고 해가지면 잠들었죠. 우리 몸에는 그때 그 수면에 대한 기억이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가장 짙은 밤인 12시~3시 사이에 수면 유지 호르몬인 멜라토닌과 성장 호르몬 분비가 최대에 이르게 돼 있죠. 즉 우리 몸이 잘 버티기 위해서는 12시~3시에 자고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전기가 발명되면서 이렇게 빛에 의해 작동되던 수면 형태가 망가지기 시작합니다. 현생 인류는 해 뜨기 전에 일어나야 하고, 밤늦게까지 빛에 노출돼 잠을 미룹니다. 이로 인해 수면 장애가 한 해 100만명이 생기는 것입니다. 숙면을 위해선 우리의 생활 패턴은 석기 시대로 돌아가야 합니다.
몸과 마음 건강에 대해 이야기하는 ‘글쓰는 닥터 김철중’, 이번 시간엔 누우면 바로 잠드는 수면 비법을 알려 드립니다.
◇빛을 활용하라
숙면을 하려면 빛을 활용해야 합니다. 깰 때는 태양 빛을 맞으며 깨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안구로 들어온 빛이 뇌로 들어가 생체 시계를 때려서 하루를 작동시킵니다. 알람을 써야 일어날 수 있다면 소리가 울리는 알람보다는 빛이 나오는 알람 장치를 쓰면 좋습니다.
대신 잠 자는 동안은 빛이 차단되어 컴컴해야 합니다. 방 밖의 주변이 밝으면 암막 커튼을 달아야 합니다. 다만 커튼을 약 10cm 열어주는 게 좋습니다. 해가 뜨면 그 사이로 빛이 들어와 안구를 자극하고 생체 시계를 깨웁니다. 태양 빛은 그만큼 강렬합니다. 눈을 감고 있어도 빛을 느낄 수 있잖아요.
◇제시간에 일어나라
많은 은퇴자가 직장을 그만두고 수면 장애에 시달리는데요, 대개 기상 시각이 일정치 않아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아침엔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야 합니다. 여름에는 일출(日出) 시각에 맞춰 조금 이르게, 겨울에는 일출 시각보다 조금 늦게 말이죠.
토요일, 일요일, 휴일, 아침에 아무런 할 일이 없어도 매일 같은 시각에 일어나야 합니다. 전날 늦게 잤어도 다음 날 같은 시각에 일어나야 합니다. 그래야 생체 시계가 작동합니다.
◇낮 시간을 잘 보내라
잠을 잘 자기 위해서 잠자리에 신경쓰는 분들은 많은데요. 사실 여러분의 밤잠은 낮에 결정됩니다. 여러분 ‘두 발 쭉~ 뻗고 잘 자겠다’ 이런 표현 써보신 적 있죠? 더이상 아무런 걱정이 없이 마음 편안할 때 쓰는 표현입니다. 그런데 이거 정말 맞는 말입니다. 낮시간을 행복하게 보내야 잘 잘 수 있거든요.
가장 먼저 아침에 일정한 시각에 일어나서 가능한 한 일정한 시각에 아침 식사를 해야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트립토판 리치 푸드를 먹어야 합니다. 트립토판은 필수아미노산 인데, 음식을 통해 흡수된 트립토판은 햇빛을 받으면 세로토닌이 됩니다. 세로토닌은 행복 호르몬 입니다. 세로토닌이 높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활기가 넘칩니다. 낮에 활기가 있으려면 아침에 트립토판을 많이 먹어야 합니다. 트립토판 리치 푸드는 계란, 두부, 연어, 참치, 견과류, 귀리, 닭·돼지 살코기입니다.
◇침대에선 잠만 자라
잠을 잘 자기 위해 침대가 중요하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을 겁니다. 한 유명 연예인은 잘 자기 위해 12억 짜리 매트리스를 쓴다고 하는데요. 침대의 가격보단, 침대를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사실 침대는 가성비가 낮은 가구입니다. 쓰는 시간은 기껏 8시간인데, 온종일 널찍한 공간을 차지하니까요.침대 사용의 핵심은 잠 자는 데만 침대를 쓰라는 것입니다. ‘침대=잠’이라고 스스로를 세뇌하는 것입니다. 침대에 누우면 바로 잠이 들도록 스스로를 훈련하라는 얘기입니다. 침대에서 스마트폰을 보거나, 책을 읽거나, 간식을 먹거나, TV를 봐선 안 됩니다.
비싼 침대 없어도 꿀잠 가능한 방법, 글쓰는 닥터에서 더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글쓰는 닥터는 유튜브에서 ‘오건강’을 검색하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