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이 담배를 정돈하고 있다. /뉴스1

담배와 술을 두고 흔히 백해무익하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끊지 못하고 오늘도 담배를 물고, 술잔을 기울인다. 담배를 피우면 연기가 맨 처음 지나는 곳이 코와 목이라,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곳도 바로 여기다. 의학 용어로 말하면 두경부다. 두경부는 말 그대로 머리와 목인데, 뇌와 눈은 제외한, 코와 입, 목, 편도, 침샘, 후두, 갑상선 등이 여기에 속한다. 담배는 두경부에 생기는 대부분의 질환에 영향을 미치며, 그 중에서도 최악은 두경부암이다. 그리고 담배에 술까지 더해지면 두경부암 위험도가 훨씬 커진다.

두경부암은 생각보다 많다. 갑상선암까지 포함한 두경부암은 전체 암의 약 15%에 달하고, 해마다 환자가 늘고 있는데, 최근 10년 새 30% 이상 증가했다. 두경부는 숨쉬고, 냄새 맡고, 먹고, 말하는 기능이 모여 있어, 이곳에 암이 생기면 호흡이나 음식 섭취, 후각, 미각, 발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 수술로 외모에 큰 변화가 생기기도 하는데, 이로 인해 우울감도 호소한다.

두경부암이 걱정스러운 것은 뚜렷한 증상이 없는데다, 증상을 느껴 병원을 찾을 때면 3기까지 진행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두경부암은 특히 림프절을 따라 전이가 잘 된다. 그래서 목에 멍울이 만져지고 나서야 병원을 찾는 환자가 흔하다. 두경부암 치료는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치료 등을 병기와 증상에 맞게 적절히 병용하고, 수술로 기능이나 외모에 변화가 크면 재건수술을 할 수도 있다.

두경부암의 공통된 위험 요인은 흡연이다. 특히 구강암이나 후두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두경부암 전체로 보면 발생 위험을 약 15배 정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흡연과 음주를 같이 하면 그 위험이 급격히 높아지는데, 최고 35배에 달한다는 연구도 있다.

증상은 발병 부위에 따라 다르지만,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혹시 두경부암은 아닌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쉰목소리나 목소리에 힘이 빠지는 등 목소리 변화가 2주 이상 계속되고 점점 악화되거나 ▲혓바늘이나 혀의 염증, 궤양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목에 멍울이 만져지고 목소리가 변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 통증이 있거나 ▲가래에 지속적으로 피가 섞여 나올 때는 병원을 찾아야 한다.

특히 후두암은 환자 대부분이 흡연을 하거나 흡연에 노출된 경험이 있고, 50대 이상 환자가 97%에 달하는 만큼, 장기간 흡연한 중년 남성은 연 1회 후두암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 후두암 검사는 금식 사전 준비가 전혀 필요 없으며, 외래에서 후두내시경으로 후두를 보는 것만으로 가능하다. 대다수 두경부 암은 이비인후과 의사가 보는 것만으로도 대략 암인지를 알 수 있다. 일년에 한 번 정도 이비인후과 진료 와서 2~3분만 투자하면 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