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기 태블릿 사용이 분노와 좌절 표현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가운데 분노와 좌절의 감정을 쉽게 표출하는 아이는 가상 놀이, 책 읽기, 신체 활동과 같이 자기 조절 기술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활동을 많이 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조언했다. 지난 6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마당에서 열린 행사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야외활동을 하는 모습. /뉴시스

유아기 태블릿 사용이 분노와 좌절 표현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캐나다 퀘벡주 셔브룩대학 캐럴라인 피츠패트릭 박사팀은 “3.5세 어린이가 태블릿을 사용하면 1년 후에 분노와 좌절을 더 많이 표현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4.5세 때 분노와 좌절을 더 많이 느끼는 어린이는 1년 후에 태블릿을 더 많이 사용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의학 저널 JAMA 소아과학(JAMA Pediatrics)에 실렸다.

연구팀은 미취학 어린이의 부모 315명을 대상으로 3년간 태블릿 사용과 분노·좌절 표현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부모가 자녀의 태블릿 사용을 보고한 후 아동 행동 설문지를 사용해 분노 표현을 평가하는 방식이었다. 조사 대상 어린이들의 태블릿 사용 시간은 3.5세 때 주당 평균 6.5시간(하루 55분), 4.5세 때 6.7시간(하루 57분), 5.5세 때 7시간(하루 1시간)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 3.5세 때 태블릿 사용 시간이 하루 1.15시간(69분) 많은 어린이는 1년 후 분노·좌절 표현이 2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4.5세 때 분노·좌절 표현이 많은 어린이는 1년 후 태블릿 사용 시간이 하루 0.28시간(17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태블릿 사용과 분노 표출 사이의 양방향 연관성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미취학 연령은 감정 조절 능력 발달에 민감한 시기”라며 “화면을 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어린이는 보호자와의 상호 작용이나 친구와의 자유 놀이 등을 통해 자기 조절 능력을 익힐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특히 분노와 좌절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능력이 발달하지 못한 어린이는 건강, 학업 및 심리, 사회적 결과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부모가 자녀의 일상에 태블릿을 도입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특히 미취학 아동의 경우 사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분노와 좌절의 감정을 쉽게 표출하는 아이는 가상 놀이, 책 읽기, 신체 활동과 같이 자기 조절 기술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활동을 많이 해야 한다”고 했다.

CNN 웰니스 전문가인 리나 웬 박사는 자녀의 태블릿 사용과 관련해 부모에게 △자녀가 어릴 때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사용을 최대한 늦출 것 △자녀의 짜증을 멈추는 수단으로 태블릿을 사용하지 않을 것 △자녀와 소셜미디어의 영향에 대해 대화할 것 △사용 시간을 제한할 것 등을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