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나이 들면서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뭔지 아시나요? 바로 인지기능이 떨어져 치매에 걸리게 되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잊게 되는 병, 사랑하는 가족들은 물론 나 자신까지 잊어버리게 되는, 어쩌면 세상에서 제일 슬픈 병이 아닐까 싶은데요. 어떻게 해야 100세까지 총명하게 지낼 수 있을까요? 글쓰는 닥터 김철중. 이번 시간엔 나이 들어도 싱싱하고 총명한 뇌 만드는 법, 알려드리겠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기는 인지 기능 변화는 사람마다 다르고, 같은 사람도 인지 기능 분야별로 떨어지는 속도가 다릅니다. 1956년, 미국에서 노화에 따라 변하는 인지 기능을 추적 조사한 대규모 연구가 있었는데요, 무려 50여 년에 걸쳐 20대부터 90대까지 6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시애틀 종단 연구’입니다. 이에 따르면 인지 기능은 30~40대에 최고에 이르고 나이 들면서 서서히 떨어집니다. 다만 인지 지각 속도는 25세에 정점이었다가 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죠. 숫자 계산 능력은 60대부터 크게 떨어지더니, 6가지 인지력 중 가장 밑바닥에 머물렀습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지만, 나이 들면 숫자에 약한 법인 거죠.

/조선일보 유튜브 '글쓰는 닥터'.

많은 사람이 뇌는 어릴 때 형성되고 그 이후에는 변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아주 낡은 이론입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인간의 뇌가 유연하게 변한다는 ‘뇌가소성’에 대한 연구가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죠. 쉽게 말하면 뇌는 찰흙과 같아서 빚는 대로 모양이 바뀐다는 뜻입니다. 뇌는 쓰면 쓸수록 기능이 활성화된다는 의미죠.

나이가 들어도 젊은 시절 수준의 총명함을 갖고 있는 사람을 ‘수퍼 에이저’라고 부르는데, 최근 그렇게 되는 방법이 많이 연구되어 나왔습니다. 고령 사회로 뇌 건강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더욱 더 커졌다는 뜻이겠죠. 이제부터 찰흙 같은 뇌를 어떻게 하면 잘 빚을 수 있을지, 나이가 들어도 총명함을 잃지 않는 수퍼 에이저가 되는 방법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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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를 배우세요

첫 번째는 새로운 학습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공부를 해야 뇌의 신경 네트워크가 커지고, 탄탄해집니다. 그렇다면 어떤 학습이 뇌를 움직이기에 가장 좋을까요? 바로 외국어 공부입니다. 2013년 미국 신경의학회지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이중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한 가지 언어만 쓰는 사람에 비해 치매 발생 위험이 낮았다고 하는데요. 설사 발생하더라도 4년 내지 5년 늦게 나타났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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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손 글씨를 쓰세요

뇌 회춘을 위해 두 번째로 권하는 것은 바로 ‘손 쓰기’ 입니다. 서양에서는 사람들이 악수를 나누면, 각자 뇌의 30%가 접촉하는 것과 같다고 말합니다. 손의 움직임이 가장 복잡하고, 운동신경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이지요. 손을 많이 쓸수록 뇌가 활성화됩니다. 매일 펜을 잡고 손 글씨를 써보는 것은 어떨까요? 매일 신문을 보고 새로 접한 것을 누가, 무엇을, 어떻게 등 6하 원칙에 따라 직접 1000자 정도로 쓰는 것도 추천하는 방법입니다. 식사도 젓가락으로만 해보십시오. 손으로 만지는 악기를 배워보세요. 오른손잡이의 경우, 오른손이 하던 것을 왼손으로 해보는 것도 뇌 기능을 활성화 시키기 위한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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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맛집, 미술관, 음악회를 다니세요

뇌를 총명하게 유지하는 방법, 그 다음은 어울림입니다. 최소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여러 사람과 어울려야 합니다. 혼밥 혼술이 가장 안 좋습니다. 밥을 가능한 한 여러 사람들과 함께 대화를 하면서 먹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눈 코 입을 즐겁게 하십시오. 사람들과 함께 맛집을 찾아 다니고, 어울리며 미술관, 음악회를 가보세요. 눈 코 입이 즐거워야 뇌도 즐겁습니다.

◇매일 15분 ‘중강도’ 운동을 하세요

또, 운동도 매우 중요합니다. 뇌 무게는 1.5㎏밖에 안 되지만, 심장에서 박출되는 혈액의 무려 25%가 뇌로 합니다. 그만큼 뇌는 혈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작동합니다. 운동은 이런 뇌혈류를 증가시킵니다. 75세 미만이라면 매일 15분 정도의 경보나 배드민턴 같은 중강도 운동이 권장됩니다. 한 번 할 때 15~20분 정도 운동을 지속해야 효과가 있습니다. 달리기 같은 고강도 운동은 하루 15분 정도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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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7시간은 주무세요

물론 잠을 충분히 자야 합니다. ‘뇌 세탁’ 이론, 들어보셨나요? 잠자는 동안 뇌가 그날 들어온 정보를 분석해 요긴한 것은 기억 창고에 저장하고, 쓸데없는 것은 씻어 버린다는 내용입니다. 실제로 잠잘 때는 뇌 속 신경 독성 물질이 뇌척수액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입증됐습니다. 수면 부족이 오면 뇌에 쌓이는 노폐물을 청소할 시간이 부족하게 되는 것이죠. 명심하세요! 하루 7시간은 자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싱겁게 먹어야 삶이 짭짤해집니다

뇌 회춘의 마지막 축은 음식입니다.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줄여서 궁극적으로 치매를 예방하는 이른바 마인드 다이어트를 해야 합니다. 이는 뇌혈관 동맥경화를 줄여서 뇌 혈류 감소로 생기는 혈관성 치매를 막을 수 있습니다. 매일 아몬드, 호두와 같은 견과류 한 주먹, 채소 한 움큼, 들기름 한 스푼이 권장되고요. 빨간 육류 섭취를 주 2회 이하로 줄이고, 대신 가금류와 생선을 자주 먹는 게 좋습니다. 참고로 짜게 먹는 사람이 치매 발생률이 높습니다. 싱겁게 먹어야 삶이 짭짤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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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팁 하나 더. 피부는 제3의 뇌라고 볼 수 있습니다. 피부에 보습제를 매일 바르면 늙어도 총명하게 살 수 있습니다. 나이 들면 건조와의 싸움이 시작되는데요, 뇌를 위해서도 피부 보습을 열심히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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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고스톱이 치매 예방에 좋냐고 묻습니다. 고스톱을 배우고 익힐 때는 뇌세포가 늘어나지만 ‘비’ 나오면 ‘비’를 치고 ‘풍’ 나오면 ‘풍’을 치는 기계적 놀이가 되면 뇌세포는 늘지 않습니다. 오히려 고스톱 치느라 움직이지 않고 오래 앉아 있으면 되레 치매가 더 잘 생기게 됩니다.

새로운 자극이 뇌를 깨웁니다. 근육 늘리듯 뇌세포 늘리는 뇌 운동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 뇌 근육이 커져서 치매에서 멀리 달아날 수 있습니다. 게으른 뇌를 깨워 바쁘게 움직이게 합시다. 100세까지 총명한 뇌를 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유튜브에서 ‘글쓰는닥터’를 검색하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