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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여성 이모(45)씨는 왼쪽 가슴에 멍울이 만져져서 유방 촬영술을 받았는데, 유방암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을 받았다. 대학병원 조직 검사 후 유방암 2기 판정을 받았다. 유방암 제거 수술을 받았고, 현재는 항암제를 복용 중이다. 유방암이 재발할까? 오른쪽 가슴에도 유방암이 생기지 않을까? 해서 검진을 철저히 받고 있다. 이씨는 결혼과 출산을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독신 여성이다.

그래픽=백형선

◇한국인 유방암 40대에 가장 많아

한국유방암학회가 최근 발간한 <유방암 백서 2024>에 따르면, 최신 통계인 2021년 신규 유방암 발생은 40대가 8589명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많다. 그다음은 50대(8447명), 60대(5978명), 70대, 30대 순이었다. 이처럼 폐경 전 30~40대 유방암이 많은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특이한 한국만의 현상으로 해석된다. 미국 등 서구에서는 폐경 후 나이가 많을수록 유방암 발생이 많다.

한국유방암학회 김희정(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 학술위원장은 “우리나라는 폐경 전 유방암 발생이 절반(48%)에 이르고, 미국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은 상황”이라며 “이는 아시아인의 인종적 특성이기도 하지만, 유방암 발생 위험 요인으로 평가되는 고지방·고칼로리 서구식 식생활을 어린 나이부터 접하고, 초경이 빠르고, 출산과 수유 경험이 없거나 적은 환경에 있던 40대 후반과 50대 초반 여성에게 유방암이 대거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방암 백서에 따르면, 신규 유방암 발생 환자 나이 중간 값은 53.4세였다. 최연소 환자는 17세였고, 최고령 환자는 98세였다.

◇유방암 발생 3만명 시대

유방암은 해마다 계속 늘더니, 2021년에는 3만4628명에게 발생하여, 처음으로 3만명대 들어섰다. 이는 2009년 1만5735명의 두 배 이상 수치다. 12년 만에 유방암 발생이 더블 업 됐다. 유방암학회 한원식(서울대병원 유방외과 교수) 이사장은 “유방암 발생 위험 그룹이 고령화됨에 따라 50대 이후 유방암 환자가 최근 10여 년간 해마다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서구처럼 폐경 후 나이 들수록 유방암 발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에 50대 후반과 60대가 되어도 유방암 발생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방암 검진은 40~69세 무증상 여성을 대상으로 2년마다 유방 촬영술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유방에서 혹이 만져지거나, 유두 분비물 등이 있을 때는 임상 의사의 진찰과 검사가 이뤄져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집계에 따르면, 현재 유방암 검진 수검률은 66%에 그치고 있다.

엄마, 자매, 이모 등 모계 가족 중 유방암 환자가 있을 때 자신에게 유방암이 발생할 위험이 매우 크다. 이들은 철저한 유방암 검진이 필요하다. 유방암은 몸이 여성호르몬에 오래 노출될수록 발생 위험이 커지기에, 이른 초경, 늦은 폐경, 출산이나 모유 수유 경험이 없는 경우, 장기간 경구 피임약 복용, 장기간 호르몬 대체 요법 등이 유방암 위험 인자로 꼽힌다. 비만은 여성호르몬 양을 늘리기에 특히 폐경 후 유방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흡연, 음주, 운동 부족 등도 유방암 발생 위험 인자다. 위험 인자를 줄이면 줄일수록 유방암 발생 예방 효과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