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1일 대전 중구 동산고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휴대폰을 수거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전혀 관련이 없음. /뉴스1

휴대전화 전자파가 뇌암을 유발한다는 기존의 통념을 뒤집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현지시각) 미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가 의뢰한 연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휴대전화 사용과 뇌암 발생률 사이에 연관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10개국의 11명의 전문가가 1994년부터 2022년 사이에 발표된 관련 연구 5000건 중 중 63건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다.

연구진은 휴대전화를 포함한 무선 전자 기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노출과 암 발생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휴대전화를 장기간 사용하는 사람들에서도 뇌암 위험이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어린이들이 라디오나 TV 송신기, 휴대전화 기지국에 노출되었을 때 백혈병이나 뇌암 위험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WHO의 암 기관인 국제암연구소(IARC)는 2011년 전자파를 인체에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했다. 그러나 이는 휴대전화, 와이파이 네트워크, 라디오 방송국 등이 사용하는 전자파에 대한 제한된 증거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전자파를 확실한 발암 물질로 규정한 것은 아니었다. 당시 기반이 된 연구들은 뇌암 환자들이 직접 밝힌 휴대전화 이용 시간과 뇌암에 걸리지 않은 비교군의 휴대전화 이용 시간을 단순 비교하는 식이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켄 카리피디스 방사선 전문가는 “당시 분류는 제한된 증거에 기반했으며, 땀띠약으로 쓰이는 활석분이나 알로에베라 등도 발암 가능성이 있다고 간주됐다”고 지적했다.

이후 진행된 코호트(동일집단) 연구에서는 휴대전화 사용과 뇌암 사이의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또 기피 시설로 여겨진 휴대전화 기지국 역시 암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카리피디스는 “오히려 기지국이 많을수록 휴대전화에서 방출되는 전자파 양이 줄어드는데, 이는 휴대전화가 신호를 받기 위해 더 세게 작동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클랜드 대학교 소속 키스 페트리는 “새로운 기술이 건강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는 일반적인 현상이며 새로운 기술이 널리, 빠르게 채택될 때 특히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일례로 사람들이 5G 기지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퍼뜨린다는 근거 없는 이론을 믿고 기지국을 기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