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Flickr

이비인후과 의사에게 가장 좋은 코 건강법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이구동성으로 코세척이라고 한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 손을 잘 씻고, 충치가 생기기 않기 위해 양치질을 잘해야 한다고 교육받았다. 하지만 코세척은 잘 모른다. 만성 비염이나 축농증으로 오랫동안 고생한 환자도 코세척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정말로 코세척만 잘해도 이비인후과 갈 일이 절반으로 준다.

코세척은 생리식염수로 콧속 비강을 씻는 것이다. 콧구멍을 따라 코 안으로 들어가면 빈 공간이 나오는데 이곳이 비강이다. 비강은 코로 들이마신 공기가 처음 맞닥뜨리는 공간으로, 공기에 습기와 온기를 더해 숨쉬기 적당한 상태로 만든다. 또 공기에 포함된 바이러스나 먼지, 각종 오염 물질을 걸러 아래로 보낸다. 그래서 비강은 늘 건조하기 쉽고, 유해한 물질이 쌓여 있다. 콧병이 있는 사람은 이곳에 염증성 분비물이 고여 있기도 하다. 코세척을 하면 이런 유해 물질이나 염증성 분비물이 씻겨 나가고, 비강 점막에 직접 수분을 공급해 코가 촉촉해진다.

코세척을 하는 물은 생리식염수, 즉 0.9% 소금물이다. 소금물로 콧속을 씻으면 코가 따갑지 않을까 걱정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생리식염수는 체액의 염도와 같다. 눈물 역시 0.9% 소금물이지만 눈이 따갑지 않은 것처럼 생리식염수를 코에 넣어도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시원하다.

코세척을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한쪽 코로 생리식염수를 넣어 다른 쪽 코로 흘려보내면 된다. 코세척 용기에 생리식염수를 넣고, 고개를 살짝 숙여 45도로 돌린 뒤, 위쪽 코로 생리식염수를 넣고, 아래쪽 코로 나오게 한다. 이 때 입을 벌리고 ‘아~’하고 소리를 내면 생리식염수가 목으로 넘어가지 않고 코로 나온다. 코세척 전용 용기를 써도 되고, 1회용 주사기를 써도 무방하다.

코세척을 할 때는 세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첫째, 생리식염수는 비강용 생리식염수를 쓰거나(렌즈 세척용은 방부제가 들어있어 피한다) 코세척용으로 소포장 된 식염을 정해진 분량의 물에 타서 쓴다. 둘째, 생리식염수를 주입할 때 코로 자연스럽게 들어갈 정도로만 압력을 가한다. 너무 세게 밀어 넣으면 생리식염수가 고막 안쪽 중이로 들어가 중이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하자. 셋째, 횟수는 불편한 코 증상이 있을 때는 하루 두 번, 증상이 없을 때는 하루 한 번이 적당하다. 생리식염수 양은 한쪽 코에 100~200cc 정도가 알맞다.

코세척은 오랫동안 반복해도 부작용이 거의 없어 안심하고 해도 좋다. 코세척을 꾸준히 하면 불편한 코 증상이 줄고, 다른 콧병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생리식염수보다 염도가 높은 고장성 식염수가 낫다는 견해도 있으나, 고장성 식염수의 효과에 대해서는 상반된 연구 결과가 있어 적극적 권하지는 않는다. 생리식염수 코세척만으로도 효과는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