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래픽=백형선

한국인의 피가 점점 기름져지고 있다. 고(高)콜레스테롤혈증이 있는 성인 비율이 해마다 늘어나, 최근 집계된 2022년 기준 조사에서 성인의 22.4%로 나왔다. 이는 2007년 8.8%과 비교해 15년 만에 2.5배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자신의 콜레스테롤 혈중 수치가 높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이도 상당수여서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26일 학술대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이상지질혈증 팩트 시트(fact sheet) 2024′를 발표한다. 학회는 2년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 등을 분석하여 한국인의 콜레스테롤혈증, 중성지방혈증, 치료율 등 이상지질혈증 현황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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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팩트 시트에 따르면, 자신에게 고콜레스테롤혈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인지율은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2020년 성인 10명 중 3명(32%)은 고콜레스테롤혈증이 있는데도 이를 모르고 있었다. 이에 약물 치료가 필요한 고콜레스테롤혈증 상태임에도 그들 10명 중 4명(39%)은 지질강하제를 복용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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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콜레스테롤혈증은 적절한 약물 치료와 관리를 통해 충분히 조절 가능한 질환임에도 이들의 총콜레스테롤혈중치가 200(mg/dL) 밑으로 떨어지는 조절률은 54%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질동맥경화학회는 이번에 처음으로 이상지질혈증으로 약물 치료 중인 환자에서 심혈관 질환 발생률 양상을 분석했다. 안지현(한국의학연구소 내분비내과) 학회 홍보이사는 “약물 치료 환자의 심혈관 질환 발생률은 인구 1000명당 2010년 36.9명에서 매년 꾸준히 감소해 2019년 20.9명으로 감소했다”면서 “이는 이상지질혈증으로 진단된 후 적절히 약물 치료를 받으면 심혈관 질환은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한편 학회는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잘못된 정보에 대해 주의를 환기했다. 한국인의 사망 원인 2위와 4위가 이상지질혈증과 관련된 심장 질환과 뇌혈관 질환임에도 ‘콜레스테롤 수치에 속지 마라’ ‘고지혈증 약의 음모” 등 이상지질혈증 치료에 대한 부정적인 정보와 기사가 유튜브나 인터넷 등에 범람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재형(고려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학회 보험법제이사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도 위험하지 않다거나, 약물 치료의 부작용을 침소봉대하거나, 생활 습관 개선 효과를 과장한 경우들”이라며 “외국에서도 이런 잘못된 정보들이 환자들을 현혹하는데, 덴마크에서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인 스타틴에 대해 부정적 기사가 보도된 이래 스타틴을 중단한 사람이 늘고, 결국 심근경색증과 심혈관 질환 사망률이 증가했다는 연구가 나온 바 있다”고 말했다. 모든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이상지질혈증 치료 결과 데이터를 믿고 따라야 심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박 교수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