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인한 머리 부상 후 6년간 뇌척수액(초록색 부분)이 깨진 두개골을 통해 코로 흘러내린 A씨의 MRI 사진. /페이스북

교통사고로 머리를 다친 후 6년간 시달렸던 콧물 증세가 알고 보니 뇌척수액 누출이었다는 한 남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그는 만성 감기라는 생각에 그동안 치료를 받지 않았으나, 사실을 깨닫고 손상된 뇌를 치료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30일(현지시각) 데일리메일과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시리아 출신 20대 남성 A씨는 6년 전 교통사고로 머리 부상을 입었다. 당시 그는 몸 상태가 나쁘지 않아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았다. 이후 콧물과 두통·발작이 나타났지만 단순 감기라고 생각해 방치했다. 그러나 시도 때도 없이 흐르는 콧물은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해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A씨는 최근 고열을 동반한 두통 등 뇌척수막염 증세를 보여 입원 치료를 받게 됐다. 이 과정에서 MRI 촬영을 진행했고 충격적인 결과를 듣게 됐다. A씨의 병명은 뇌 일부가 비강으로 튀어나오는 ‘외상성 뇌탈출증’이었다. 머리뼈가 골절돼 비강을 통해 뇌 물질 일부가 빠져나오는 질환이다. 과거 교통사고 직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않았던 것이 원인이었다.

그가 지난 6년간 콧물이라 여겼던 액체도 사실 뇌척수액이었다. 뇌척수액은 뇌를 완충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누출로 인해 뇌의 혈액 공급과 기능이 손상될 수 있다. A씨는 비강으로 나온 조직을 제자리로 되돌리는 등 손상된 뇌를 치료하고 골절된 머리뼈 바닥을 재건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2개월 만에 무사히 건강을 회복해 더 이상 콧물과 두통 증세를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뇌탈출이 일어나면 일탈된 조직의 순환장애나 뇌줄기의 압박 등에 의해 생명 유지가 곤란해질 위험이 있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더욱 중요한 이유다. 특히 A씨처럼 머리 부상으로 두개저 골절이 발생하면 코나 귀로 뇌척수액이 새어 나올 수 있고 뇌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만약 이런 골절이 의심된다면 흐르는 액체를 막지 않고 곧장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