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요거트에 비해 단백질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그릭 요거트’.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치매는 아직 제대로 된 치료제가 없어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진단검사의학과 연구팀은 최근 단백질 섭취량이 많을수록 대표적 치매 질환인 알츠하이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알츠하이머병 연구 및 치료 분야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아직 치매 진단을 받지 않은 65~90세 노인 196명을 대상으로 3개월간 음식 섭취를 평가하며 단백질 섭취량과 인지 기능의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단백질 섭취량이 많은 집단의 인지 기능과 삽화 기억(공간적·시간적 맥락 정보가 포함된 기억) 점수는 혈관 질환 여부와 신체 활동 수준 같은 각종 변수를 보정한 조건에서도 단백질 섭취량이 적은 집단보다 20% 정도 높았다.

특히 알츠하이머병 유전자인 ‘아포지단백E4(APOE4)’이 있을 경우 그 차이는 40%까지 벌어졌다. 알츠하이머병 유전자가 있는 사람은 단백질 섭취량이 많을수록 인지 기능과 삽화 기억이 더 낫게 나타난 것이다. 이번 연구의 교신 저자인 김지욱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충분한 단백질 섭취는 기억과 학습에 중요한 신경 가소성(신경계의 기능적·구조적 변형)을 촉진하고, 인지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 영양 인자 조절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단백질 섭취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호주 에디스코완 대학 연구팀 역시 지난 2021년 호주인 541명의 식단을 조사해 단백질을 하루 118g 섭취한 사람은 54g만 섭취한 사람보다 아밀로이드 베타(치매 유발 물질) 수치가 높을 가능성이 12분의 1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